[CEO 칼럼] '테크파탈' 감성이 웨어러블 경쟁력

입력 2015-11-20 18:34
"웨어러블은 IT·패션 업계의 미래
단순 부착형서 생체친화형 진화
2030 여성소비자 감성 파고들어야"

딩넝 < 한국화웨이 지사장 >


요원들이 작전에 들어가면 검은 뿔테 안경을 착용한다. 각 요원의 얼굴 크기와 눈 사이 간격 등 여러 데이터를 종합해 제작한 이 맞춤형 안경은 날카롭고 진중한 멋을 보여준다. 그뿐 아니라 요원들이 보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본부에 전달하는 고성능 카메라 역할도 한다. 얼마 전 극장가를 달군 영화 ‘킹스맨’의 한 장면이다. 이제 킹스맨 요원들처럼 첨단 장비로 능력을 높여 악당과 싸우는 영웅의 이야기는 더 이상 영화 속 장면만은 아닌 듯하다. 웨어러블 기기가 점차 똑똑해지며 다양화하고 있어서다.

스마트 밴드, 안경, 시계와 같은 액세서리형이 주를 이루는 웨어러블 기기는 의식주, 헬스케어, 엔터테인먼트를 포함한 모든 분야에 적용돼 일상과 더욱 밀접해지고, 점점 더 다양한 형태를 띠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흐름에 따라 최근 주요 글로벌 정보기술(IT)업체들이 디자인과 사용자 경험이 한층 개선된 제품을 앞다퉈 선보이면서 손목착용형 웨어러블로 대표되는 스마트워치 확산이 본격화하고 있다. 스마트워치가 시계에 대한 가치 투자 욕구를 충족시켜주면서 클래식함을 선호하는 소비자에게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우선시되는 요소는 디자인이다. IT와 패션의 융합이 활발해지면서 스타일까지 추구하는 웨어러블 패션 시대가 눈앞에 다가온 것이다.

손목착용형과 함께 최근 웨어러블과 관련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분야는 신발이다. 액세서리형 웨어러블과 달리 신발은 필수적인 착용 아이템이라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차세대 웨어러블 분야로서의 성장 잠재력을 깨달은 몇몇 개발사들은 ‘스마트 슈즈’ 솔루션 개발에 적극 뛰어들었다. 기존의 스마트 슈즈는 주로 활동량 측정 역할만 했다면, 미래에는 사용자의 체성분, 땀까지도 분석해 다양한 측면에서 건강상태를 점검하는 ‘신는 웨어러블 컴퓨터’가 등장할 전망이다.

의류에 웨어러블 기술이 적용되면서 웨어러블 발전도 가속이 붙기 시작했다. 아직은 단순 부착형 장치에 그치고 있지만, 생체 친화적인 기술과 연산 및 통신 기능이 완벽하게 통합되면서 빠르게 진화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피부나 안구 같은 신체 일부에 부착할 수 있는 웨어러블은 신축성과 유연성을 지닌 전자회로 기술, 생체 모방 기술과 같은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므로 IT 패러다임의 전환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웨어러블 기기 진화과정의 최종 단계는 신체에 이식하거나 복용할 수 있는 형태일 것이다. 미래에는 백내장 같은 안과 질환을 사전에 감지하는 ‘스마트 콘택트렌즈’, 인체의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해 배터리로 활용하는 ‘스마트 패치’ 등 다양한 형태의 제품이 등장할 것이다. 이식 및 복용형 웨어러블에 요구되는 핵심 기술도 활용성이 높아 헬스케어 분야를 비롯해 큰 시장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웨어러블은 IT업계의 미래이자 패션업계의 미래로 간주되고 있다. 앞으로 기능성과 패션 두 가지 요구사항을 모두 충족시키는 제품이 웨어러블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명 ‘테크파탈(Tech Fatale)’로 불리는 소비계층, 즉 패션과 IT 기기 모두에 관심이 많은 2030 여성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제품들이 다양하게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용자가 24시간 몸에 착용하고 꾸준히 사용하게끔 하는 것이 ‘완벽한 웨어러블’을 구현하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다. 아무리 뛰어난 기능을 갖췄다고 해도 몇 번 사용하다 서랍 속에 방치한다면 매력적인 제품이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패셔너블한 감성을 녹여낸 웨어러블 기기에 대한 수요를 잡아야 웨어러블 시장의 성장을 앞서 이끌게 될 것으로 보인다.

딩넝 < 한국화웨이 지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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