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기술 독립' 서두르는 중국

입력 2015-11-20 18:20
"보안성 높여 미국 의존 탈피"
독자 OS·AP 개발 추진…정부기관이 주로 사용할 듯


[ 임근호 기자 ] 중국이 자체 개발한 운영체제(OS)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내장한 스마트폰을 개발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 보도했다. 2013년 전직 미국 국가안보국(NS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 이후 미국 정보기술(IT) 제품 의존도를 줄이려는 중국 정부의 노력 중 하나다. 스노든은 당시 “NSA가 미국 IT 제품과 서비스망을 이용해 전 세계를 감청했다”고 폭로했다.

WSJ는 “중국 휴대폰 제조사 ZTE와 중국 최대 칩 설계회사인 스프레드트럼 커뮤니케이션이 정부기관에서 쓰일 보안성 높은 스마트폰을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ZTE는 새로운 OS를, 스프레드트럼은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AP를 만든다. 미국 메릴랜드대 박사 출신인 리리유(李力游) 스프레드트럼 최고경영자(CEO)는 “이르면 연말께 칩을 시판할 계획”이라며 “통화하는 사람의 목소리와 데이터를 모두 암호화해 전송한다”고 설명했다. 스프레드트럼은 최근 미국 반도체회사 샌디스크를 인수한 칭화유니그룹의 자회사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는 중국 공안부와 손잡고 보안성을 강화한 스마트폰을 개발하기로 했다. 알리바바는 지난 2월 스마트폰 제조사 메이준을 5억9000만달러에 인수했다. 메이준은 리눅스 기반의 ‘윤OS’를 개발한 업체다.

스노든의 폭로 이후 불안감을 느낀 중국 정부는 외국산 IT 제품 비중을 줄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를 대체할 PC용 OS 개발을 지시했고, 은행들에는 IBM과 시스코의 서버 대신 자국 기업인 화웨이와 인스퍼 제품을 쓰도록 했다. 중국 영부인 펑리위안은 지난해 애플 아이폰을 쓰다 여론의 비난을 받고 ZTE의 누비아Z5로 휴대폰을 바꾼 일이 있다.

다만 자체 개발 OS와 AP를 적용한 스마트폰이 대중적 인기를 끌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WSJ는 “ZTE가 개발하고 있는 스마트폰은 보안성을 높이기 위해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카메라, 위치확인시스템(GPS) 등 각종 편의 기능이 빠진 채 출시될 것”이라며 “일반 대중보다는 정부기관이나 국영기업에서 쓰일 것”이라고 전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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