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검색·TV·채팅 연동…스타·네티즌 실시간 소통
'이색중계쇼 EPL TV' 방송·독자 기획 '스토리 펀딩'도 인기
네이버, 사용자 상황·취향 고려…'라이브 검색' 내년 도입
아프리카TV '샵프리카', 홈쇼핑·모바일 방송 접목
[ 이호기 기자 ]
콘텐츠도 실시간 맞춤형 시대가 열리고 있다. 예를 들어 카카오TV로 야구 경기를 보면서 카카오톡으로 흥분의 순간을 함께 나누는 것이다. 지난달 26일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첫 경기. 점수는 9-8, 삼성의 1점 차 리드. 9회말 2사, 주자 1루 상황에서 타자를 맞은 삼성 투수 차우찬이 두 번째로 던진 공이 흔들렸다. 스마트폰으로 야구 중계를 보던 삼성 팬들은 단체카톡방(단톡방)에서 “다음 투수 있나요?” “긴장한 건가” 등의 긴박한 반응을 올렸다.
단톡방에 들어와 있던 현재윤 해설위원(연세대 코치)이 “마무리 경험이 없는 차 선수가 한순간 실수로 경기가 뒤집어지는 걸 두려워하는 것 같다”고 글을 올렸다. 결과는 스트라이크 삼진 아웃. 자축 글이 단톡방을 달궜다.
스마트폰으로 야구를 보면서 채팅까지 즐기는 ‘온디맨드 콘텐츠’ 가 인기를 끌고 있다. 사용자가 원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바로바로 제공한다는 의미의 온디맨드 개념을 콘텐츠 생산에 접목한 다양한 서비스가 나오고 있다.
수요자 중심의 콘텐츠 환경
카카오는 최근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경기 때 카카오 검색과 카카오TV, 카톡 오픈채팅(링크 클릭만으로 단톡방 참여)까지 연동했다.
카카오 검색창에 ‘한국시리즈’ 등 키워드를 입력하면 TV 중계 화면과 팀별 단톡방 등에 곧바로 접속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카카오는 오는 23일부터 스타가 네티즌과 실시간 소통하며 함께 영국 프리미어 축구 경기를 즐기는 ‘이색중계쇼 EPL TV’ 방송도 할 예정이다.
기획 단계부터 제작 과정에 독자가 참여하는 ‘스토리펀딩’도 카카오의 대표적인 온디맨드 콘텐츠다. 최근 ‘벌거벗은 영웅 소방관’ 프로젝트는 그동안 온라인 등에서 소방관의 처우를 개선하자는 활동을 펼친 대학생들의 주도로 연재가 시작됐다. 이들에 대한 격려와 지지가 모여 2000만원 이상의 후원금이 쌓였다.
양방향 실시간 소통이 핵심
네이버도 장소 시간 날씨 등 사용자의 현재 상황과 맥락을 고려하는 ‘라이브 검색’을 내년부터 도입할 예정이다. 자신과 관심사가 비슷한 그룹을 묶어 취향에 맞춰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라이브 위드 검색’, 검색어를 입력하지 않아도 원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라이브 추천’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오프라인 매장 쇼핑 플랫폼인 ‘쇼핑윈도’도 호응을 얻고 있다. 네이버 아이디만으로 매장 직원과 실시간 채팅을 나눌 수 있는 ‘네이버 톡톡’과 온라인 결제 서비스인 ‘네이버 페이’ 등을 연계해 편의성을 높였다.
아프리카TV는 이달 초 쇼핑 플랫폼 ‘샵프리카’를 내놨다. 홈쇼핑을 모바일 방송과 접목한 형태다. 인기 BJ(방송 진행자)가 방송을 통해 향수 신발 등 중소 상공인들의 제품을 소개, 판매한다. 시청자는 실시간 채팅으로 궁금증을 바로 해소할 수 있고 BJ도 이 같은 요청을 방송에 즉각 반영해 더욱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온디맨드 콘텐츠의 핵심은 스마트폰을 활용한 수요자와 공급자 간 양방향 실시간 소통”이라며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려는 IT 기업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 온디맨드(on-demand)
공급 중심이 아니라 수요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 언제 어디서나 사용자가 원하는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받는 콘텐츠.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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