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만 퍼터헤드 따라가
[ 이관우 기자 ] ‘침묵의 암살자’ 박인비(27·KB금융그룹·사진)는 ‘짤순이’과에 속한다.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가 248.16야드(227m)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선수 148명 중 78위다. 그를 통산 17승의 골프 여제 자리에 올려놓은 ‘무기’는 단연 퍼터다. 그린에 공을 올렸을 때의 퍼팅 능력을 나타내는 홀당 평균 퍼팅 수가 1.745개 안팎으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LPGA 1위를 차지했다. 퍼팅 순위가 3위로 내려앉은 올해를 두고 그는 “최악의 퍼팅을 한 해”라고 말할 정도다.
배워볼 만한 기법은 세 가지다. 우선 최근 아마추어 선수들이 많이 따라하는 역그립이다. 왼손을 오른손보다 내려 잡는 이 그립은 왼손목을 고정시켜줘 방향성이 좋다. 단,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서는 안 된다. 박인비는 그립을 잡을 때 엄지손가락을 퍼터 그립 위로 일직선이 되게 움직이는 등의 인위적인 동작을 하지 않는다. 그는 “그립을 잡을 때 손가락 모양을 최대한 자연스러운 형태로 유지해야 손목과 팔, 어깨 등에도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팔뚝과 샤프트가 일직선이 되도록 퍼터를 잡는 것도 방향성이 좋아지는 방법이다. 옆에서 보면 팔뚝과 퍼터가 한몸인 것 같은 게 그래서다. 임경빈 프로는 “팔뚝과 퍼터가 일직선이 되면 진자운동이 균일해져 좌우로 당기거나 밀어 칠 확률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제자리 머리 회전이다. 고개는 좌우로 움직이지 않지만 뒤통수를 축으로 삼아 얼굴과 눈이 시계추처럼 퍼터 헤드의 스트로크 방향을 따라간다. 시선과 머리를 완전히 고정하는 정석 퍼팅과는 다소 다른 방식. 그는 “퍼터 스트로크를 눈으로만 따라가니까 방향성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세 번째는 ‘점찍기’다. 거리 맞추기에 좋다. 좌우로 연습 스트로크를 할 때 퍼터 헤드가 맨 왼쪽에 멈춘 곳에 점을 찍어놓고 그 점에 퍼터 헤드를 가져다둔다는 느낌으로 퍼팅을 하면 방향과 거리가 좋아진다는 게 박인비의 조언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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