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20곳 옮긴 남자, BBQ 점주들의 롤 모델된 사연이…

입력 2015-11-17 15:14

한 직장에서 1년을 버티지 못하던 남자가 있었다. 10여 년간 20곳의 직장을 떠돌아 다녔다. 어릴 적부터 성공을 꿈꿨지만 현실은 꿈속과 달랐다. 그러던 그가 지금은 전국 BBQ 점주들의 희망이자 롤 모델이다.

BBQ를 오픈한 지 11년. 전국 5위권 매출을 자랑하는 ‘BBQ 곤지암점’의 점주 박상준 씨(46) 이야기다.

박씨는 "BBQ가 나를 사람으로 만들었다"고 말하길 꺼리지 않는다. 막노동부터 시작해 ‘성공한 사장님’이 되기까지의 인생. 굴곡이 없었을 리 만무하다.

강원도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어릴 적부터 성공을 꿈꿔왔다.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일찌감치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BBQ를 만나기 전까지 무려 20개의 직장을 전전했다. BBQ는 박 씨의 21번째 직장이었다. BBQ의 물류기사로 일하며 성공 가능성을 확신한 박 씨는 결국 10년이 넘는 방황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었다. 6개월간 상권 분석에 매달린 끝에 곤지암점을 인수했다.

그 선택이 결국 박 씨에게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방황하던 자신을 바로잡았고 자신이 '사장님'이라는 자부심도 생겼다. 박씨의 성공을 보고 처남과 막내처제도 BBQ 창업 대열에 합류했다. 무엇보다도 초등학萱?된 딸이 원하는 것을 모두 해줄 수 있게 됐다는 점이 가장 뿌듯하단다.

BBQ 곤지암점 주변은 프랜차이즈 외식업체들이 밀집해 있다. 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단골 관리가 생명이다. 그는 신제품이 나오면 증정 이벤트를 실시해 꼭 한 번 이상의 주문으로 이어지도록 한다. 단골들은 새로운 메뉴를 먹어 볼 기회가 생겨 좋고, 점주는 단골들에게 서비스를 함과 동시에 홍보와 매출 상승 효과까지 노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치즐링, 갈릭3총사, 옛날통닭 등 신메뉴가 꾸준히 출시되고 있어 이런 홍보는 거의 1년 내내 지속되고 있다.

2011년 그에게 큰 시련이 닥쳤다. 홍수로 인해 매장이 모두 침수된 것. 물에 잠긴 신선육과 집기, 전단지 등을 자신의 손으로 직접 처분하며 박 씨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고 한다. 지금까지 쌓아온 것들이 무너지면서 모든 것을 포기할 뻔 했다.

하지만 BBQ는 그가 예전으로 돌아가도록 놔두지 않았다. 김태천 총괄사장이 직접 방문해 위로하고, 담당 슈퍼바이저는 매장 정상화를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본사에서는 신선육을 비롯한 원부자재, 집기 등을 무상으로 제공했다. 덕분에 매장운영은 빠르게 정상화됐다. 그 일 이후로 박 씨와 본사 간의 믿음이 더욱 튼튼해졌음은 말할 것도 없다.

박씨는 '가맹점이 살아야 본사가 산다'라는 제너시스비비큐그룹의 경영이념이 말 뿐이 아니었음을 알게 됐다고 한다.

박 씨는 심장이 좋지 않다. 수술 이력도 있다. 때문에 항상 건강이 최우선 과제다. 그러면서도 더 열심히 일해 지금보다 매출을 늘리고 싶은 욕심도 있다. 전국 매출 5위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더 위를 본다. 한 발 앞섰을 때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는 것이 박 씨의 지론이다.

어릴 적 꿈꿔오던 성공을 이룬 그는 이제 다른 꿈을 꾼다. 곤지암 지역에 전국 식음료 프랜차이즈가 모두 모여들었을 때, 그 때도 같은 자리에서 BBQ를 운영하며 '치킨의 달인'으로 인정받는 것. 그것이 박상준 씨가 갖게 된 새로운 꿈이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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