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 性벽' 사라진다…양산·생리대 쓰는 남자, 면도기·아령 사는 여자

입력 2015-11-16 18:34
유니섹스 쇼핑 매출 급증…패션서 생필품으로 확대
원래와 다른 용도 사용…창의적 소비 늘어난 덕분


[ 강영연 기자 ]
직장남성 이모씨(33)는 치질 수술 뒤 며칠 동안 속옷에 피가 묻어나는 것에 고민하다가 온라인 쇼핑몰에서 생리대를 구매했다. 성인용 기저귀를 사용하면 티가 많이 나 생리대를 사기로 결심한 것. 휴대가 편하고 위생적이며 세탁할 필요도 없어 편리하게 사용했다고 이씨는 설명했다.

남녀 구분이 없는 ‘유니섹스 쇼핑’이 늘고 있다. G마켓이 올 들어 지난달까지 남성의 생리대 구매량을 조사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생리대 품목 중 팬티라이너는 남성 구매량이 27% 증가했다. 강수정 G마켓 생필품팀 상품기획자는 “최근 일본에서 생리대가 치질이나 땀을 방지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입소문을 타면서 남성들의 구매가 늘고 있다”며 “직접 구입할 때의 민망함을 피하기 위해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을 통해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피부관리 등에 관심을 쏟는 남성이 늘면서 양산, 화장품 등의 판매도 늘고 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남성 소비자의 양산 구매량은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남성의 화장품 파우치 구매량은 전년 대비 44% 증가해 여성(42%)보다 높게 나타났다. 남성의 네일케어 제품 구매량도 전년 대비 13% 증가했다. 김연수 G마켓 뷰티팀 상품기획자는 “화장하는 남성이 늘어나면서 출장이나 여행 갈 때 화장품을 챙기기 위한 용도로 화장품 파우치 등을 구입하고 있다”며 “남자 네일리스트가 있을 정도로 남성도 네일케어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패션도 의류뿐만 아니라 액세서리, 잡화 등 다양한 품목에서 남녀 제품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여성들이 주로 사용하던 롱스카프가 대표적이다. 남성의 구매량이 전년 대비 78% 증가했다. 개성을 중시하고 패션에 관심을 갖는 남성이 많아지면서 브로치, 발찌 등 주로 여성이 쓰던 액세서리를 착용하는 남성도 늘고 있다. 같은 기간 브로치와 발찌의 남성 구매는 각각 전년 대비 42%, 26% 증가했다.

여성도 남성용품이라 여겨지는 상품들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근력운동기구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아령, 덤벨, 복근운동기구 등 웨이트 기구의 여성 구매량은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김윤상 G마켓 스포츠팀장은 “마른 몸매보다 건강한 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웨이트 기구를 구매하는 여성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제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면도기를 구매하는 여성도 꾸준히 늘고 있다. 같은 기간 면도용품의 여성 구매량은 전년 대비 32% 증가했다. 낚시나 오토바이 등을 즐기는 여성도 늘어나고 있다. 여성의 낚시용품 택袖?전년 대비 45% 증가했다. 오토바이 용품 구매도 24% 늘어났다.

이재원 G마켓 생필품팀장은 “패션에서 시작된 유니섹스 쇼핑이 생필품 등 다양한 품목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원래와는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창의적 소비자’가 늘어나는 것도 성별 간 구매 상품의 차이를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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