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날없는 항공여행株, 메르스 가니 유럽 테러 '공포'

입력 2015-11-16 14:12
[ 박희진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지나간 자리에 유럽발(發) 테러 공포가 들어섰다. 3분기를 보내며 한 숨 돌리려 했던 국내 여행·항공주(株)들의 시름이 다시 깊어졌다.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유럽 전역에 테러 공포가 확산하면서 국내 여행업계의 주가와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16일 오후 1시30분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전 거래일보다 160원(3.43%) 내린 4510원을 기록 중이다. 대한항공은 900원(3.16%) 내린 2만7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두 종목 모두 오전 한 때 연중 최저가로 털썩 주저앉았다.

지난주말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으로 항공권 수요 감소 우려가 불거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여행주 주가도 출렁이고 있다. 실제 유럽행 여행 상품 취소 소식이 전해지며 주가는 큰 폭으로 고꾸라지고 있다.

같은 시각 하나투어는 전날보다 1만1500원(9.35%) 내린 11만1500원에 거래되고 있고, 모두투어는 1650원(5.05%) 떨어진 3만1050원을 기록 중이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이날 오전 프랑스 허니문여행 등 개별자유여행(FIT) 취소건이 약 20건, 유럽 전체로는 130건 정도로 평소 대비 월등히 많은 편은 아니다"며 "11월은 1년 중 유럽 모객수가 가장 적은 비수기에 해당하지만, 이번 악재가 12월 성수기까지 영향을 미칠 지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2~3분기 메르스 여파로 실적이 부진했던 국내 항공·여행업계에게 이번 악재는 엎친데 덮친격이다. 앞서 증권가에서는 메르스 여파가 3분기까지 마무리되면서 4분기부터 이들 업종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의견이 많았다.

특히 이번 테러 공포가 유럽 전역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어 프랑스뿐 아니라 유럽 전체 항공권과 여행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노상원 동부증권 연구원은 "항공주의 실적 부진은 4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본다"며 "유럽 노선을 갖고 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실적 타격과 주가 약세가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유럽 노선을 보유하지 않은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다만 항공업계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주가는 단기적으로 악재에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이날 현재 제주항공과 AK홀딩스는 각각 4.77%, 6.04% 약세를 보이고 있고 티웨이항공의 지주회사인 티웨이홀딩스의 최대주주 예림당은 4.60% 떨어지고 있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기는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계량적으로 분석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날 대항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등 항공주들이 잇따라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앞서 여행주들이 내놓은 성적은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하나투어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7.9% 감소한 71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모두투어의 영업이익은 52.3% 줄어든 33억3700만원으로 집계됐다.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인 142억원과 69억원의 절반에 그친 수준이었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유럽 매출 비중이 지난해 기준 약 20%로 적지 않은 만큼 올 4분기부터 내년초까지 실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했던 데 이어 악재가 발생해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행주는 악재를 즉각 반영하는 동시에 시간이 지나면 금방 수요를 회복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번 사태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해소될 것이라는 점에서 주가 급락 시 매수를 고민해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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