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 떨쳐낸 '노후 저축'이 당신의 미래를 바꾼다

입력 2015-11-16 07:01
삼성생명과 함께하는 라이프 디자인<124>


어느 날 길을 걷다가 한 상점에서 맘에 꼭 드는 옷을 발견한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분명 같은 옷을 더 싼 값에 살 수 있겠지만 번거롭기도 하고 주문 후 또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싫어서 눈앞에 보이는 상품을 구매한다. 지금 당장의 가치를 미래의 혜택보다 더 크게 느끼기 때문이다.

행동경제학에서는 ‘하이퍼볼릭(쌍곡선) 할인율’을 통해 이런 사람들의 심리를 설명하고 있다. 즉 현재에서 멀어질수록 사람들이 생각하는 중요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처럼 불확실한 미래보다는 현재라는 시간에 더 큰 가치를 두다 보니 1년 후에 쓸 수 있는 돈 10만원보다 지금 당장 쓸 수 있는 1만원을 선호한다. 특히 어떤 욕구를 강하게 느끼는 순간일수록 미래를 할인해 평가한다.

제일기획 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 소비자 10명 중 5명은 ‘먼 훗날의 행복보다 현재의 행복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5년 전보다 10%나 상승한 비율이다. 또한 10명 중 3명은 ‘저축을 위해 힘들게 살기보다는 즐기기 위해 돈을 쓰는 편’이라고 대답했다. 현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간 본연의 심리 때문에 미래의 가치가 현재 나의 즐거움에 비해 보잘것없이 느껴지는 것이다. 특히 장기간 납입하고 보유해야 하는 연금이나 보험 같은 금융상품은 더욱 그러하다.

미국의 심리학자 윌터 미셸 교수가 스탠퍼드대 부설 유치원에서 네 살 아이들을 대상으로 이런 실험을 했다. 아이들 앞에 마시멜로를 한 개 놓고 원하면 지금 바로 먹을 수 있지만 10~15분간 안 먹고 기다리면 한 개를 더 주겠노라고 했다. 실험에 참여한 아이들 가운데 절반은 마시멜로를 바로 먹었고 나머지 절반은 두 번째 마시멜로를 기다리며 꾹 참았다.

미셸 교수는 이 실험에 참여한 아이들을 10대가 됐을 때와 중년이 됐을 때 다시 만났는데 미래의 보상을 위해 현재의 즐거움을 포기했던 아이들이 이후 더 높은 성취와 사회성을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노후를 위해 현재 수입의 일정 비율을 저축하고 건강을 위해 당장의 귀차니즘을 떨쳐내는 것 모두 유혹을 극복하는 일이다. 인내심이 바탕이 된 자기 통제가 없다면 미래의 수혜를 누릴 기회도 없다. 미래의 ‘오늘’은 곧 당신에게 그토록 중요한 ‘현재’다. 미셸 교수는 자제력은 불변하는 특성이 아니라 습관이라고 했다. 유혹을 극복하기 힘들다면 그의 조언대로 미래를 마치 현재인 듯 구체적으로 상상해보자.

윤원아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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