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고르기' 들어간 주택시장] 길음뉴타운 전셋값 한달새 2천만원 ↓…강서·동작도 수요 '주춤'

입력 2015-11-12 18:19
수도권 전셋값 상승폭 둔화

10월부터 기류 변화
전세 귀하던 등촌·상도동, 매물 쌓이고 가격 내려

수도권은 지역별 온도차
용인·일산 거래 줄었지만 평택·동탄2 매수세 꾸준


[ 김보형 / 이해성 기자 ]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80%를 웃돌아 서울에서 가장 높은 성북구의 ‘길음뉴타운4단지 e편한세상’ 전용 84㎡ 전셋값은 4억5000만원으로 지난달보다 2000만원 떨어졌다. 1605가구 대단지임에도 올여름 전세 매물이 1~2건에 불과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주택 크기별로 5~6가구씩 총 30개 이상의 매물이 쌓였다. 인근 N공인 이모 대표는 “작년에는 11월까지도 가을 이사철 매매와 전세 거래가 이어졌는데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고 말했다.

저금리 장기화와 전세난이 겹치면서 올해 내내 상승 흐름을 탔던 서울 등 수도권 주택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실수요자의 매매 전환이 잇따르던 서울 중소형 아파트는 물론 강남권 고가 아파트도 매물이 늘고 있다. 용인과 일산 등 수도권 지역 아파트 값도 보합세로 돌아섰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값 상승률은 0.43%로 9월(0.68%)은 물론 비수기인 8월(0.52%)보다 낮았다.


○상승 멈춘 서울 중소형 전셋값

신혼부부 등 젊은 실수요자가 많이 찾는 서울 성북구와 강서구, 동작구 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이달 들어 매수세가 주춤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올봄의 매수 강도를 100이라고 했을 때 현재는 30 정도”라는 설명이다. 강서구 등촌동 부영공인의 유원형 대표는 “추석 이전까지 나오기가 무섭게 사라지던 전세 매물이 지난달 중순 이후 쌓여가고 있다”며 “가을 이사철임에도 전셋값이 여름보다 1000만원가량 내렸다”고 말했다.

2400여가구 대단지로 지하철 7호선 숭실대입구역이 가까워 매매와 전세 수요가 많은 상도동 엠코타운 센트럴파크·애스톤파크도 세입자를 못 찾은 전·월세 물건이 늘어나고 있다. 대백엠코단지내공인의 김호기 대표는 “계약기간이 끝난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기 위해 시세보다 전세보증금을 1000만~2000만원 내린 매물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 시장도 관망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1억원 가까이 매매가격이 오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와 ‘반포 자이’도 추격 매수세가 크게 약해진 가운데 매물이 늘고 있다. 최근 새집을 사기 위해 반포동과 압구정동 일대 아파트를 둘러본 중소기업 대표 이모씨는 “집주인들이 ‘다른 매물보다 가격을 깎아주겠다’는 제안을 많이 했다”며 매수자 우위 분위기를 전했다.

전셋값은 일부 약세로 돌아섰지만 매매가격까지 하락하지는 않았다는 게 중개업소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지난 9월(0.73%) 정점을 찍었던 서울 아파트 값 상승률(국민은행)은 지난달 0.49%로 상승폭이 둔화됐다.

○수도권은 지역별로 엇갈려

경기도는 주택 공급량과 개발 재료에 따라 지역별로 분위기가 다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새 아파트가 쏟아진 용인시와 별다른 호재가 없는 일산신도시 등은 아파트 거래가 줄어들고 있지만 삼성전자 반도체단지가 들어서는 평택과 신도시 조성이 한창인 동탄2신도시 등은 매물이 소화되고 집값도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용인시 상현동 센트럴아이파크공인의 채원경 대표는 “집을 살 여력이 있는 사람은 상당수 주택 구입을 마친 상태”라며 “가격 상승이 멈췄고 거래량도 최근 줄었다”고 말했다. 상현동 ‘만현마을10단지 아이파크3차’ 전용 59㎡는 이달 초 3억1000만원에 거래돼 10월(3억5800만원)보다 실거래가가 4000만원 넘게 떨어졌다.

최근 집값이 오르면서 매수세가 약해진 것도 거래량 감소 이유로 꼽힌다.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건영공인의 김승건 대표는 “전용 84㎡ 이하 중소형 가격은 부동산 경기가 정점을 찍었던 2006년 이후 가장 높다”고 전했다.

평택과 동탄2신도시, 분당신도시 등은 개발 기대감에 매수세가 꾸준하다. 평택시 용이동 푸르지오공인의 신선철 대표는 “평택용이2차 푸르지오 전용 84㎡ 시세는 2억8000만~2억9500만원으로 올초와 같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김보형/이해성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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