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의 골프 재해석 (10)] 퍼팅이 만만하다고요?

입력 2015-11-10 18:51
수정 2017-05-25 15:33
김헌의 골프 재해석 (10)

골프의 40%가 퍼팅…라운드 전 30분 연습해야
캐디 의존 땐 실력 안 늘어…그린 오르기 전 경사 파악

김헌 < 마음골프학교 교장 >


골프의 40%는 퍼팅이다. 롱게임은 여러 개의 클럽을 합쳐 40%다. 쇼트게임도 온갖 상황에서 하는 다양한 웨지샷을 더해 20%다. 그렇지만 퍼팅은 하나다. 그런데도 40%다. 퍼팅, 골프의 백미다. 다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퍼팅을 참 못한다. 이 단순한 운동을 왜 그렇게 못할까.

근본적인 원인은 연습 부족이다. 통계에 따르면 골프인구의 15%가 15분 미만으로 퍼팅연습을 하고 있는 것이 한국 골프계의 현실이다.

그 단순한 동작의 오류는 어디에서 기인하는가. 멀쩡하던 연습동작, 예비동작을 놔두고 왜 밀고, 당기게 되나. 근본 원인은 불안감이다. 눈으로 읽은 경사와 직관적으로 느낀 경사에 차이가 나고, 본능적 감각과 이성적 판단이 갈등한다. 내리막인지 오르막인지 헷갈리고, 오른쪽이 높은지 왼쪽이 높은지 혼란스럽다. 얼마나 굴러갈 것인가에 대한 확신이 안 서고, 일정한 거리를 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없다. 그린을 본인이 읽지 않고 캐디가 읽어준다면 내적 확신의 크기는 더 쪼그라든다.

퍼팅은 스트로크 능력 10%, 상황을 읽는 능력 90%의 게임이다. 이 점을 사람들은 간과한다. 캐디가 다 해주니 마치 스트로크 능력이 80% 이상인 듯 착각한다. 아니면 5 대 5 정도로 보거나…. 일정한 방향으로 일정한 거리를 보내는 능력은 연습그린에서 30분만 연습하면 누구나 터득할 수 있는 아주 단순한 운동이다. 남자들은 가까이 붙이기 1000원짜리 내기를 하면서 가르치면 30분도 안 걸린다. 1만원짜리 내기로 하면 시간은 더 절약된다. 퍼팅 스트로크가 그만큼 단순하다는 이야기다.

하수는 그린에 올라선 뒤 그린을 읽으려 든다. 고수는 멀리서부터 그린을 읽고 들어간다. 하수는 공이 있는 한쪽 방향에서만 그린을 읽고 고수는 네 방향 모두를 읽는다. 하수는 캐디 의견에 의존하고 고수는 참고만 한다. 그린을 반드시 자신이 읽어야 하는 이유는 비록 틀리게 파악하더라도 직접 읽어야 내적 확신이 생기기 때문이다. 내적 확신이 있어야 심리적인 불안감을 확연히 줄일 수 있고, 더불어 동작의 오류를 방지할 수 있다. 그리고 당장은 실패하더라도 스스로 읽어버릇해야 상황을 읽는 능력이 점차 향상된다.

그린에 올라가서 핀과 공의 거리가 멀고 한꺼번에 그린의 경사가 읽히지 않으면 절반이나 3분의 1씩 나눠서 보면 잘 보인다. 서서 읽는 것보다는 앉아서 낮은 자세로 읽는 게 정확하다. 그린은 눈으로만 읽는 것이 아니다. 눈보다 더 정확한 것이 발의 감각이다. 오르막인지 내리막인지 애매하면 눈을 감고 걸어보면 쉬 읽힌다. 게다가 공보다 높은 쪽에서 보기보다 낮은 곳에서 읽는 것이 더 정확하다.

집에서 퍼팅연습을 하려면 벽을 앞에 두고 빈 스윙으로 궤도를 먼저 안정시키고, 군용담요 위에서 몇 개의 목표지점을 두고 원하는 방향과 거리로 보내는 연습을 하면 좋다. 그리고 제발 라운드 당일 그린에서 30분만 놀아라. 적어도 4타는 줄어든다.

김헌 < 마음골프학교 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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