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의 R&D 전략
기존 의약품보다 복용 편의성 대폭 개선…'랩스커버리'로 대히트
[ 조미현 기자 ] 연이은 초대형 수출 소식에 한미약품의 기술 수출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시험 중 가장 초기 단계인 전임상 단계와 1상 임상시험 단계에서 기술 수출에 성공한 노하우가 핵심이다.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랩스커버리’는 기존 의약품의 복용 편의성을 대폭 개선한 기술로 일종의 ‘약물전달 플랫폼’이다. 이를 통해 매일 주사하는 인슐린을 주 1회나 월 1회로 대폭 늘렸다. 아직 임상 1상 단계임에도 다국적 제약사들이 대규모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은 글로벌 제약시장 경쟁이 그만큼 치열하기 때문이다. ‘블록버스터 신약’ 부재에 시달리는 다국적 제약사 입장에서는 기존 약물전달 과정을 대폭 개선하거나 아직 나오지 않은 신물질 확보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은 개발 초기부터 임상 마지막 단계에 1000억~1500억원이 들어가는 완제품 개발보다 신약기술 이전에 초점을 맞추고 동시다발적 글로벌 임상을 진행했다. 국내 임상시험 후 해외로 진출하는 기존 업체들과 달랐다. 최근 5년간 연구개발에 5000억원이 들어간 것도 이 같은 글로벌 임상시험 비용 때문이다.
한미약품이 이번에 얀센에 기술 수출한 ‘HM12525A’에도 랩스커버리 기술이 적용됐다. 당뇨와 비만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는 신개념 바이오 의약품이다. HM12525A는 인슐린 분비와 식욕 억제를 돕는 GLP-1(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과 에너지 대사량을 늘리는 글루카곤을 동시에 활성화한다. 1주일에 한 번씩 투여하면 될 정도로 약효가 오랫동안 지속된다. 기존 인슐린 주사가 하루 1~3회씩 맞아야 하는 것과 비교하면 약효 지속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얀센은 내년께 HM12525A에 대한 임상시험 2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한미약품의 대규모 기술 수출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한미약품이 연구개발(R&D)하고 있는 신약 개발 프로젝트가 23개에 달하기 때문이다. 통상 당뇨 치료제는 하루 한 번 주사제 형태로 맞는다. 한미약품은 약효 지속 기간을 주 1회와 월 1회로 크게 늘리는 신약후보 물질에 관심을 두고 기술개발에 주력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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