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을 거둘 전망이다. 이에 미얀마가 53년 만의 민주화를 달성할 수 있을 지 여부에 촉각이 모아진다.
미얀마 선거관리위원회는 9일 오전 9시(현지시간·한국시간 오전 11시30분)로 예정했던 선거결과 1차 잠정발표를 오후 3시로 미뤘다가 오후 6시(한국시간 오후 8시30분)로 또 한차례 연기했다.
이런 가운데 NLD는 선거에 배분된 선출직 상·하원 의석의 80%가량을 확보할 것이 유력하다고 자체 발표했다.
NLD의 발표대로라면 선거와는 무관하게 전체 의석의 25%를 군부에 무조건 할당한다는 헌법상 '핸디캡'을 극복하고 과반 의석을 확보, 단독으로 정부를 구성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이대로 개표가 끝나면 1962년 3월 네 윈 육군총사령관의 쿠데타 이후 처음으로 민간의 손에 정권이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가택연금 등 온갖 수난을 겪으며 미얀마의 민주화 운동을 주도한 상징적 존재인 수치 여사 개인으로서도 고된 노력의 결실을 보는 순간인 셈이다.
수치 여사는 지난 1990년 가택 연금 상태였음에도 당시 총선에서 NLD의 압승(492석 중 293석 차지)을 이끌었으나, 군부가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 바람에 쓴맛을 봐야 했다.
이후 군부의 출마 불허 결정과 부정선거 의혹에 따른 자체 보이콧 등으로 번번이 민주화 성취의 기회를 미뤘던 NLD는 25년 만의 자유·보통 선거로 치러진 이번 총선에 오랜만에 등장해 국내외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선거 참관인단을 파견해 공정한 선거가 될 수 있도록 지켜보는 등 국제사회의 이목도 모였다.
그러나 NLD의 과반 승리가 확정되더라도 이는 진정한 민주화로 가는 첫 번째 단계에 접어든 데 불과하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우선 NLD의 승리를 이끈 수치 여사가 내년 2월로 예상되는 대통령 선거에 입후보할 수 없다는 게 걸림돌이다.
영국 국적의 아들을 둔 수치 여사는 '외국 국적의 배우자나 자녀를 둔 국민은 대선에 입후보할 수 없다'는 헌법 조항에 따라 출마 자체가 불가능하다.
미얀마는 대통령 중심제를 채택했으나, 상·하원 의원들이 3명의 후보를 추천해 의회 내에서 대통령을 선출하도록 돼 있다.
의회에는 25%의 지명직 군부 인사들을 포함해 집권 여당 의원들의 수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의회의 다수를 점하더라도 여전히 군부가 막강한 권한을 보장받고 있다는 점도 민주화 전망을 어둡게 한다.
미얀마 군부는 국방부, 내무부, 국경경비대 등 주요 3개 부처 장관을 지명할 수 있고 유사시 정부 통제권을 넘겨받을 수 있다고 AP는 지적했다.
미얀마 전문가인 리처드 호시는 AP에 "군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이 나라를 통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상상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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