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전문가 오드 빌라트 스위스 로잔공대 교수
[ 박근태 기자 ]
“휴머노이드를 포함한 로봇은 인간 능력의 한계를 이미 뛰어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사람보다 더 정확하게 날아오는 물체를 받고 갑자기 나타난 장애물을 더 민첩하게 피할 정도입니다.”
오드 빌라트 스위스 로잔공대 교수(사진)는 남성 학자들이 주도하는 휴머노이드(두 발로 걷는 인간형 로봇) 연구에서 가장 앞서 있는 여성 로봇 연구자다. 빌라트 교수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로봇이 지각과 반사 능력에서 인간 한계를 넘어 훨씬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면서도 “완벽히 인간과 똑같은 능력을 갖출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3~5일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열린 세계 유일의 휴머노이드 학회 ‘휴머노이드 2015’에 참석해 ‘인간 능력을 넘어선 로봇’을 주제로 강연했다.
빌라트 교수는 무작위로 날아가는 테니스 라켓을 실수하지 않고 받아내는 로봇 팔을 개발했다. 사람은 불규칙하게 날아오는 물체를 잡을 때 실수하지만, 이 로봇은 네 번에 한 번꼴로 실수를 한다. 사람보다 실패 확률이 훨씬 낮고 테니스 粲舅?비롯해 공이나 병까지 받을 수 있다. 빌라트 교수는 “사람은 갑자기 튀어나온 사람을 인식하고 브레이크를 밟는 데 0.5초가 걸리는 데 비해 로봇은 100분의 1초에 불과한 짧은 시간에 브레이크를 밟는다”며 “자동차 분야를 포함해 사람 능력을 초월한 로봇이 역량을 발휘할 분야가 많다”고 말했다.
빌라트 교수는 로봇 기술이 아직 도전해야 할 영역이 많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로봇이 일부 인지 기능과 반응 속도에서 사람을 능가하지만 사람과 차량이 붐비는 도심에서 사람처럼 복잡한 환경을 인식하고 빠르게 판단을 내리는 데는 한계가 많다”고 지적했다. 로봇이 사람처럼 정교한 손동작으로 물체를 다루는 능력을 갖추는 데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고 했다.
빌라트 교수는 “상당수 연구자가 더 완벽한 휴머노이드를 개발하고 있지만 사람과 결코 똑같아질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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