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하루 서너 잔, 뇌졸중 예방에 좋다"

입력 2015-11-06 18:59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

1잔 62%·2잔 55% 예방효과
여성은 1~2잔 이내만 유효
"과음은 다른 질병 위험 높여"


[ 이지현 기자 ] 하루에 소주를 3~4잔 이내로 마시면 뇌졸중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와인 맥주 등 서양술이 아니라 아시아인이 즐겨 먹는 소주의 뇌졸중 예방효과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배희준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팀은 2011~2013년 뇌졸중임상연구센터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20세 이상 환자 1848명과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건강한 성인 3589명을 비교 분석한 결과 소량의 소주가 허혈성 뇌졸중(뇌혈관이 막혀 뇌세포가 죽는 질환)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6일 발표했다. 연구결과는 미국신경학회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최신호에 실렸다.

하루에 소주를 1잔(알코올 10g) 마시는 사람의 허혈성 뇌졸중 예방효과는 소주를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62% 높았다. 소주 2잔을 마시는 사람은 뇌졸중 예방효과가 55%, 소주 3~4잔은 46% 높아졌다. 소주를 마시지 않는 사람과 5~6잔 마시는 사람의 허혈성 뇌졸중 예방효과는 비슷했다. 하루 한 잔 이내의 소주를 마실 때 허혈성 뇌졸중 예방효과가 가장 薦?셈이다. 허혈성 뇌졸중을 예방하는 적정 음주량은 남녀 간 차이를 보였다. 남성은 3~4잔까지 예방효과가 있었지만 여성은 1~2잔까지만 효과가 있었다.

허혈성 뇌졸중 환자의 주량은 건강한 성인보다 많았다. 그러나 평소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응답한 사람은 비교 대상인 일반인 집단(40%)보다 환자군(55%)에서 더 많았다. 허혈성 뇌졸중 환자의 3분의 1 정도가 ‘하루 한 잔 이내’로 술을 마신다고 답했지만 건강한 사람은 절반 정도가 마신다고 답했다.

배 교수는 “음주와 뇌졸중의 상관성을 분석한 이전 연구는 와인이나 맥주가 주종인 서양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며 “한국인이 즐겨 먹는 소주와 뇌졸중 발병의 위험도를 처음으로 확인한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음주의 효과를 확대해석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그는 “이번 연구는 소주의 뇌졸중 예방효과만 관찰한 것”이라며 “과음은 다른 질병의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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