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서울시장 야당에 내준 오세훈 자숙없이 출마, 염치 없다"

입력 2015-11-06 18:53
인터뷰
새누리 '종로 공천' 놓고 날선 공방 벌인 박진 전 의원

"종로에 연고 없는 사람이 박힌 돌을 빼내려는 격…
오세훈, 반성하고 백의종군을"


[ 박종필 기자 ]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종로구 출마는) 염치없는 짓이다. 아무것도 해놓은 것 없이 지역구를 뒷문으로 들어오려고 하느냐.”

박진 전 새누리당 의원(사진)은 6일 기자와 전화 인터뷰를 하고 내년 4월 총선에서 서울 종로 지역구 공천 티켓을 놓고 오 전 시장과 당내 경합을 벌이게 된 것과 관련, “정말 뿔이 난다”고 했다.

박 전 의원은 “오 전 시장은 기본적으로 (종로에) 연고가 없는 사람”이라며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려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박 전 의원은 종로에서 16대부터 18대까지 내리 3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박 전 의원과 오 전 시장은 지난 3일 저녁 서울 광화문의 한 커피숍에서 만나 새누리당 후보 단일화를 위한 최종 담판을 벌였지만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그는 “(오 전 시장이) 종로에 나올 생각이라고 말해서 내가 ‘이건 납득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했다”며 “원죄가 있는데 자?기간 없이 정치에 복귀하려는 건 명분이 없다”고 강조했다.

박 전 의원이 언급한 오 전 시장의 원죄란 2011년 8월 서울시 관내 초·중·고교 학생들의 무상급식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가 낮은 투표율로 무산되자 시장직을 사퇴한 일을 뜻한다. 박 전 의원은 “(오 전 시장의 사퇴로) 서울시장이 야당으로 넘어갔다”며 “지금의 박원순 시장을 나오게 한 장본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결과를 초래한 것에 대해 반성, 자숙하고 백의종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시절 한솥밥을 먹으며 ‘형, 동생’ 하던 두 사람 간 감정의 골은 더 깊어지고 있다. 박 전 의원은 “오 전 시장에게 앞으로 내 입에서 험한 말이 나오더라도 마음에 상처를 받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이 박 전 의원에게 총선 출마 지역을 서울 강남으로 옮기라고 권유한 것에 대해선 “건방지다. 어디에다 대고 강남으로 가라고 그러느냐. 오 전 시장 본인이 강남 출신 국회의원이 아니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진 전 국회의원 약력

-1956년 서울 출생
-경기고, 서울대 법대 졸업 영국 옥스퍼드대 정치학박사
-청와대 공보·정무기획비서관, 제16~18대 국회의원(서울 종로, 한나라당·새누리당),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 아시아미래연구원 이사장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