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총학생회장 단독 후보 "나는 레즈비언" 커밍아웃

입력 2015-11-06 15:12

서울대학교 58대 총학생회 선거에 출마한 단일후보가 '커밍아웃'(자신이 동성애자임을 공식적으로 밝히는 것)을 선언했다.

소비자아동학부 12학번 김보미(23)씨는 5일 오후 7시 서울대 인문대 8동에서 열린 총학생회 선거 공동정책간담회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사람들이 가진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긍정하고 사랑하며 당당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면 좋겠다"며 "나는 레즈비언"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학 생활 4년 동안, 인간 김보미는 기정사실처럼 이성애자가 되었다"며 "친구들과 함께 하면서 저는 완전히 '제 자신'으로 존재할 수 없었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성소수자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도 저는 제 얼굴을 가질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순간부터 '이렇게는 못 살겠다'는 생각에 주변 친구들에게 하나 둘씩 커밍아웃을 하기 시작했다. 친구들은 저의 성적지향에 대하여 부정적이기보다는 긍정적으로 반응해주었다"며 "자기도 사실 성소수자라며 커밍아웃을 하는 친구들의 모습, 그리고 커밍아웃을 통해 그 전보다도 더 쾌활하게 생활하는 친구들을 보았다"고 전했다.

김 씨는 "제58대 서울대학교 총학생회 선거에 출마한 디테일 선본의 이번 슬로건은 '다양성을 향한 하나의 움직임'"이라며 "각자 고유의 색깔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는 학생사회를 만들기 위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되 뜻을 함께 하는 하나의 움직임을 여러분들과 함께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씨는 제57대 서울대 부총학생회장으로 서울대 교수 성희롱·성폭력 문제해결을 위한 공동행동 학부생 대표, 서울대 총학생회 산하기구인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 운영위원 등으로 활동해왔다.

서울대 총학생회장 선거는 오는 16일부터 19일까지 나흘간 치러진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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