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기아자동차
미국 신차품질조사 1위
BMW·렉서스 등 고급차 제쳐…"낮은 브랜드 인지도 품질로 돌파"
멕시코에 연산 30만대 공장 건설…북미·중남미 국가에 무관세 수출
신성장동력은 친환경자동차
2018년까지 11조3000억 투입…모터·배터리 원천기술 확보 주력
5년내 친환경차 라인업 11개 차종으로
신형 K5·스포티지 인기 몰이…올해 내수판매 52만대 달성 눈앞
[ 강현우 기자 ]
기아자동차가 최근 내놓은 신차를 연달아 히트시키며 경쟁력을 회복하고 있다. 불리한 환율 여건, 신흥국 시장 불안, 내수시장 수입차 공세 등 어려운 환경에서도 판매량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 카니발과 쏘렌토에 이어 올해 나온 K5와 스포티지까지, 신차들이 기대에 부응하는 성적을 내고 있다. 특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미니밴 등 레저용 차량(RV) 신차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카니발과 쏘렌토는 국내와 미국 시장에 안착했고, 스포티지는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기아차는 내년까지 신차를 통한 판매 확대와 브랜드 인지도 제고, 수익성 향상에 적극 나설 계획이 ? 내년 상반기 가동 예정인 멕시코 공장을 통해 미국과 중남미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신형 K5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프로젝트명 DE) 등으로 친환경차 경쟁력도 높일 예정이다.
정몽구 회장의 뚝심…기아차 인수로 세계 5위
현대자동차그룹은 1998년 기아차 부채 7조1700억원을 떠안는 조건으로 기아차 주식 51%를 인수했다. 당시 기아차는 1990년대 들어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간 상태였다. 현대차가 기아차 인수를 결정했을 때 두 회사가 함께 부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기아차 정상화에 5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기아차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기아차는 인수 1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고, 22개월 만에 법정관리에서 벗어났다. 현대차도 1998년 순손실 332억원에서 1999년 4143억원 순이익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현대·기아차는 플랫폼 통합, 공동 연구개발(R&D) 등의 비용 절감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높여 현재 글로벌 5위 자동차그룹으로 성장했다.
품질경영 성과…미국 신차품질조사 1위
기아차는 지난 6월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JD파워가 발표한 ‘2015 신차품질조사’에서 일반 브랜드 부문 21개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기아차가 신차품질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급 브랜드를 포함한 전체 33개 브랜드 순위에선 지난해 대비 4계단 상승한 2위에 올라 BMW(6위), 렉서스(9위), 메르세데스벤츠(14위) 등 쟁쟁한 고급차 브랜드들을 제쳤다.
최근 미국 소비자 잡지 컨슈머리포트가 발표한 ‘연간 자동차 신뢰도 조사’에서도 기아차는 지난해보다 4계단 상승한 6위를 기록했다.
이런 성과의 배경에는 정 회장의 품질경영이 있다는 게 기아차의 설명이다. 정 회장은 1999년 현대·기아차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낮은 브랜드 인지도를 품질로 돌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D, 생산, 영업, 애프터서비스(AS) 등 품질 관련 기능을 묶어 품질총괄본부를 발족하고 매달 해당 임원과 품질회의를 열었다.
주력 신차들 연이어 성공
기아차의 신형 스포티지는 출시 한 달 만인 지난달 7586대 팔리며 2004년 9월 2세대 스포티지가 기록한 월간 최대 판매기록(6608대)을 넘어섰다. 카니발과 쏘렌토도 출시된 지 1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국내 시장에서 신차 효과를 이어가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기아차는 국내에서 지난 10월까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8% 증가한 42만4138대를 판매했다. 2011년 기록한 기존 내수판매 최고 실적인 49만3003대를 넘어 52만대를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아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고수익 RV 차종 판매가 늘어나면서 지난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9%, 영업이익은 19.6% 각각 증가했다. 4분기에는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신형 K5가 판매에 들어가고 신형 스포티지도 내년 초부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어서 판매 증가세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내년엔 멕시코 공장…중남미 시장 공략 박차
기아차는 내년 상반기 멕시코 누에보레온주(州)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신공장 건설을 마무리짓고 소형차를 생산할 예정이다. 멕시코 공장 설립을 결정한 것은 신규 시장 개척을 위해서다. 멕시코는 시장 규모가 연 100만대며, 소득 수준이 올라가는 추세여서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국가로 꼽힌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중남미 포함, 40여개국과의 FTA 네트워크를 확보해 글로벌 시장 접근성이 뛰어나다.
특히 멕시코에서 생산한 차량을 북미와 중남미 다수 국가에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기 때문에 최근 공급이 달리는 북미 시장과 관세율이 높은 중남미 시장 공략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아차는 기대하고 있다.
친환경차로 미래 경쟁력 확보
현대차그룹은 2018년까지 총 11조3000억원을 투입해 다양한 친환경차를 개발할 계획이다. 모터와 배터리 등 핵심 부품과 관련한 원천기술 확보에도 전력을 기울여 세계 친환경차 시장에서 2위권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다.
기아차는 현재 4개인 친환경차 라인업을 2020년까지 11개 차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올해 4분기에 신형 K5 하이브리드에 이어 내년에는 K5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출시하는 등 하이브리드차 시장 개척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또 높은 경제성과 운전하는 즐거움을 갖춘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도 내년 상반기에 새로 선보인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