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진 "우주폭풍으로 산소 등 대기 성분 사라져"
[ 박근태 기자 ]
과학자들이 화성(火星)이 지금과 같은 척박한 행성으로 변한 원인을 알아냈다. 태양 폭발로 고속의 플라즈마 입자(CME)가 쏟아져 날아오는 현상인 우주폭풍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미시간대, 콜로라도대 등 공동 연구진은 미국의 화성무인탐사선 메이븐 호(사진)가 최근 1년간 화성 주변 대기와 이온층을 관측한 연구 결과를 담은 4편의 논문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와 ‘지오피지컬리서치레터스’ 5일자에 발표했다.
2013년 11월 발사된 메이븐은 화성 표면에서 6000㎞ 떨어진 상공을 돌며 한때 따뜻하고 습했던 화성이 지금은 차고 건조한 곳으로 변하게 된 이유를 찾고 있다.
브루스 자코스키 콜로라도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지난 3월8일 발생한 강력한 태양 폭발로 발생한 우주폭풍이 화성 대기에 미치는 현상에 주목했다.
메이븐이 측정한 대기 관측 정보에 따르면 이 우주폭풍은 화성 상공 5000㎞까지 자기 회오리를 일으켰고 화성 대기권에 있던 산소와 이산화탄소 이온들을 우주로 날려버렸다.
화성의 대기 성분은 평소에도 점점 희박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이 우주폭풍은 평소보다 15배 많은 대기 성분을 우주로 날려보낸 것으로 관측됐다.
스티븐 보어 미국 미시간대 교수 연구진은 화성 대기권에 산소뿐 아니라 이산화탄소와 아르곤, 이산화질소가 예상밖으로 많고 다양한 밀도로 분포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황정아 한국천문연구원 태양우주환경그룹 선임연구원은 “우주폭풍을 맞아 한꺼번에 대기가 사라진 화성은 사실상 생지옥이나 다름 없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NASA도 2030년으로 다가온 화성 유인 탐사를 앞두고 우주 방사선과 태양 폭발 연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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