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인천 화도진도서관, 1886년 세관자료 등 1만여종 소장…인천 개항기 역사 한눈에

입력 2015-11-05 18:24
스토리가 있는 도서관


[ 박상익 기자 ]
인천 화도진도서관은 근현대사의 상징적 공간 중 하나인 화도진공원 옆에 자리잡고 있다. 인천은 한양으로 들어가는 모든 배가 거치는 곳이어서 방어의 중요성이 높았다. 이에 고종은 1879년 방어 진지인 화도진을 구축했다. 하지만 1894년 갑오개혁으로 폐지된 뒤 불타 없어졌다. 인천시가 1988년 화도진을 복원하면서 공원을 조성했고 도서관도 함께 지었다.

화도진도서관은 개항기 자료 1만여종을 소장한 인천 유일의 ‘개항기 역사 보고’다. 향토자료실에는 1886~1899년 작성된 세관 자료 ‘인천해관문서’, 1931년 인천상공회의소가 펴낸 경제 정보서 ‘인천항’ 등을 비롯한 일반자료 8582권, 고서 104권, 비도서 1100여종이 보관돼 있다. 2007년에는 소장 자료 중 교육 가치가 높은 것을 따로 모아 도서관 1층에 ‘향토개항문화자료전시관’을 열었다. 전문 박물관에 비하면 크지 않은 규모지만 짜임새 있는 구성 덕에 개항기 인천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지역 초등학교를 방문해 인천의 역사를 교육하는 ‘찾아가는 1일 향토교실’, 지역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는 ‘향토문화 유적답사’도 운영하고 있다.

화도진도서관은 모범적인 시각장애인실 운영으로 장애인의 지식접근성 향상에 공헌하고 있다.

시각장애인실은 점자도서, 일반도서에 투명 점자띠를 붙인 점자라벨도서, 녹음도서 등 시각장애인용 자료 1만3000여권을 갖추고 있다.

시각장애인실은 점자의 날(11월4일)에 맞춰 지난 2일부터 점자로 이름쓰기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윤명호 화도진도서관장은 “인천 출신인 고(故) 송암 박두성 선생이 1926년 한글 점자를 개발했지만 아직도 점자 보급률이 한 자릿수에 머무르고 있다”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막론하고 점자 보급을 확대할 필요가 있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시각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활동도 다양하다. 장애인식 확산을 주요 활동 목표로 삼고 있는 화도진도서관은 시각장애인 강사가 안내견과 함께 관내 초등학교를 찾아 학생들에게 시각장애에 대해 설명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도서관에서 색소폰 연주를 배운 시각장애인들이 꾸린 연주단은 지역 문화행사에 자주 초청될 정도로 인기가 좋다.

윤 관장은 “개항 자료관을 중심으로 인천 시민의 애향심을 고취시킨다는 자부심이 있다”며 “자유학기제 연계 프로그램을 개발해 소장 자료가 더 많이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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