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In & Out
"당국 대신 시장 눈치 봐야"
[ 박동휘 기자 ]
임종룡 금융위원장(사진)이 5일 은행장을 포함한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를 향해 “금융회사 사장들부터 어떤 규제가 풀렸는지 숙지해달라”며 답답함을 호소해 눈길을 끌고 있다.
임 위원장은 이날 한국금융연구원 주최로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금융경영인 조찬모임에서 “분명 엊그제 내 손으로 완화한 규제인데 현장 점검에서 만난 은행 지점장이 풀어달라고 요청하는 얘기를 들으면 맥이 빠진다. 접수된 규제 중 3분의 1이 이런 식”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어 “금융회사들이 (당국의 눈치만 보지 말고) 시장의 눈치를 봐야 하는데 아직 대응이 너무 늦다”고 지적했다.
임 위원장은 또 “기업 구조조정에 대해 약간의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자구노력을 통해 회생할 수 있는 기업부터 살리자는 게 근본 취지”라며 기업 퇴출에만 초점이 맞춰지는 데 부담감을 나타냈다.
이어 “다른 것은 모두 시장에 맡겨도 서민금융만큼은 금융당국이 나설 수밖에 없다”며 “카드 수수료를 그대로 뒀다면 영세 가맹점은 4.5%, 대형 가맹점은 1%대 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을 텐데 이게 맞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임 위원장의 이날 강연은 질의응답도 생략한 채 50여분 동안 계속됐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금융개혁을 위해 정부가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는 만큼 이제는 금융회사와 CEO들이 경쟁과 혁신으로 화답해줬으면 좋겠다는 취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임 위원장의 발언 내용이 전해지자 일부 금융지주사 등에선 금융당국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18쪽 분량의 발표문 전문을 입수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행사에 참석한 한 시중은행장은 “임 위원장이 지금껏 금융회사에 던진 메시지 중 가장 강도가 셌다”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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