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의원들, 회의 도중 퇴장
"시한 촉박…" 여당 의원만 참여
[ 유승호 기자 ]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의를 위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사흘 만에 재개됐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이 회의 도중 퇴장해 ‘반쪽 심사’에 그쳤다.
예결위는 5일 비경제부처 예산 심사를 위한 전체회의를 열었다. 지난 2일 이후 3일 만에 예결위가 재개된 것이다. 예결위는 정부가 3일 역사 교과서 국정화 확정 고시를 낸 직후 새정치민주연합이 의사일정 전면 거부를 선언해 3~4일 예정됐던 회의를 열지 못했다. 이날도 새정치연합 의원들이 불참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새누리당 소속인 김재경 예결위원장은 “예산안 처리 시한이 촉박해 의사 진행을 할 수밖에 없다”며 여당 단독으로라도 회의를 열겠다는 뜻을 밝혔다.
새정치연합 일부 의원은 예결위 회의에 참석했다. 하지만 이들은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정회를 요구했다. 변재일 새정치연합 의원은 “반대 여론이 높은데도 정부가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강행한 것을 납득할 수 없다”며 “다만 예산 심사를 미룰 순 없으니 양당 원내대표가 국회 운영에 대해 합의할 때까지 회의를 중단해 달라”고 요구했다. 같은 당 ?홍익표 의원도 “역사 교과서 문제를 외면한 채 나라 살림살이를 논의할 수 없다”며 정회를 요청했다.
여당 의원들은 야당 의원들의 정회 요청에 반발했다.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은 “국정화 확정 고시는 취소할 수도 없고 중단할 수도 없다”며 “여야 원내대표 협상과 상관없이 예결위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우현 새누리당 의원은 “위원장이 소신 있게 하지 않으려면 물러나라”며 회의를 그대로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예정된 회의는 진행할 수밖에 없다”며 야당의 정회 요청을 거부했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정회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모두 퇴장했다. 결국 회의는 새누리당 의원들만 자리를 지킨 채 진행됐다. 예결위는 이날까지 부처별 예산 심사를 마치고 오는 9일부터 항목별 증·감액 규모를 논의할 계획이었지만 파행을 거듭하고 있어 졸속 심사가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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