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헬로비전 M&A, 방송·통신시장 빅뱅 시작됐다

입력 2015-11-02 19:20
방송·통신시장이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통신업계 1위 SK텔레콤이 케이블TV 업계 1위 CJ헬로비전을 전격 인수하기로 한 것이다.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의 합병도 추진된다고 한다. 이를 통해 SK텔레콤과 CJ그룹은 각자의 핵심역량인 플랫폼과 콘텐츠에 집중하며 협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제적 사업재편이 방송·통신시장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당장 유료방송 시장 구도가 요동칠 것이란 전망이다. 가입자 314만명으로 IPTV 분야 시장점유율 2위인 SK브로드밴드가 416만명의 가입자를 거느린 CJ헬로비전과 합병하면 유료방송 가입자수가 단숨에 730만명대로 늘어나게 된다. 이렇게 되면 IPTV 가입자 615만명, 위성방송 가입자 197만명 등 약 812만명의 유료방송 가입자를 보유한 KT와 치열한 선두다툼이 불가피하다. 사실 유료방송 시장은 그동안 케이블, 위성, IPTV 등 서비스별로 서로 다른 법이 적용되는 등 칸막이가 견고했다. 하지만 IPTV 대 케이블 간 경계가 무너지면서 규모의 경제를 향한 경쟁이 그만큼 탄력을 받게 됐다. 그러나 이미 방송 서비스 간 경계가 붕괴되고 있는 미국 등에 비하면 상당히 늦은 것이다. 세계 최대 인터넷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미국 넷플릭스 등의 등장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넷플릭스는 내년 한국 진출까지 선언한 터다. 방송시장의 지각변동은 피할 수도 없다.

통신시장도 마찬가지다. CJ헬로비전은 ‘알뜰폰’ 업계 1위로 가입자 87만명을, 초고속인터넷 분야에서도 가입자 88만명을 보유하고 있어 이들 시장의 구도 역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이번 인수는 방송(IPTV, 케이블, 위성 등), 이동통신, 초고속인터넷 등 방송·통신시장 전반에 걸쳐 일대 변화를 몰고 올 가능성이 크다. 유·무선, 방송·통신 융합은 인위적으로 막을 수 없는 도도한 흐름이다. 글로벌 ICT 시장이 통신·미디어·디바이스·콘텐츠 등이 융합된 플랫폼의 격전장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 그렇다. 국내 방송·통신산업이 생존하려면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슈퍼개미] [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