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원 넘는 로봇수술 반값 추진

입력 2015-11-02 18:34
이르면 내년부터 건강보험 적용

로봇수술 연 51% 급증…회복 빠르고 후유증 적어
1800만원 전립선암 수술, 혜택 받으면 900만원으로


[ 이지현 기자 ] 최근 다빈치 로봇수술기기를 이용해 전립선암을 제거한 김민호 씨(63). 로봇수술은 배를 크게 열지 않고 로봇팔과 내시경이 들어갈 수 있는 작은 구멍만 뚫고 하는 수술이다.

이 수술을 받은 김씨는 수술 5일 만에 퇴원해 일상생활을 할 수 있었다. 배를 여는 개복수술을 받았다면 1주일 이상 입원해야 했다. 수술은 만족스러웠다. 요실금, 발기부전 등의 수술 후유증도 크지 않았다. 하지만 비싼 가격이 부담이었다. 김씨는 “로봇수술 비용으로 1200만원 정도를 냈다”며 “로봇수술도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돼 암 환자들의 부담이 줄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김씨 같은 환자들의 수술비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보건복지부가 로봇수술에도 건강보험 혜택을 주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복지부, 오늘 공개토론회

뮐幟恝?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3일 로봇수술의 건강보험 급여화 방향을 정하기 위한 공개토론회를 연다. 지난해 로봇수술의 경제적 타당성 연구를 마친 복지부가 건강보험 적용 여부를 본격적으로 논의하는 자리다.

박근혜 정부는 암, 심·뇌혈관질환, 희귀난치성질환 등 4대 중증질환 환자들의 진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들 질환 치료를 위한 수술 및 약제에 건강보험 혜택을 늘리고 있다. 구체적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정부 계획에 따라 로봇수술은 내년 건강보험 항목에 포함된다.

세브란스병원이 2005년 7월 국내에선 처음으로 로봇수술기기 ‘다빈치’를 도입한 뒤 2012년 6월까지 국내 의료기관에서 로봇수술을 받은 환자는 2만4207명에 이른다. 연평균 51.4%씩 늘고 있다. 로봇수술은 배를 크게 열고 하는 개복수술보다 환자의 회복 속도가 빠르고 후유증이 적다. 10년 전 국내 첫 위암 로봇수술을 받은 조신혜 씨(46)는 “수술 후 병실에 있을 때 다른 환자들이 ‘날라리 환자’라고 불렀다”며 “개복수술을 받은 환자보다 회복도 빠르고 흉터도 아주 작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립선암 직장암 등은 개복수술보다 로봇수술을 받을 때 환자가 더 편하게 치료받을 수 있다고 의사들은 말한다.

이강영 연세암병원 대장암센터 교수는 “전립선, 심장, 흉강 내 식도암 수술 등을 할 때 이전에는 배나 가슴을 열고 수술해야 했지만 로봇을 활용하면 피부를 적게 째서 수술할 수 있다”며 “항문에 가까운 직장암은 로봇수술을 하면 수술 후 성기능과 배뇨기능이 떨어지는 것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싼 수술비育?건강보험 부담

로봇수술 가격이 비싸 건강보험 혜택을 줬을 때 비용 대비 효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의료기관의 로봇수술 가격은 700만~1500만원 선이다. 로봇수술보다 값이 싼 내시경수술을 해도 환자의 흉터와 회복 기간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병원에서 로봇수술이 필요 없는 환자에게까지 이 수술을 권유하면 건강보험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 따르면 전립선암 환자 평균 진료비는 개복수술을 할 때 620만원이지만 로봇수술은 1800만원 정도다. 수술비만 보면 개복수술은 143만원이지만 로봇수술은 1270만원으로 9배 정도 비싸다.

이 때문에 복지부는 다른 치료보다 환자에게 건강보험 혜택을 적게 주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다른 치료는 환자가 전체 진료비의 5~20%를 내지만 로봇수술은 50~80% 정도를 내는 것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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