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턴이 말하는 성장-불평등의 함수관계
[ 뉴욕=이심기 기자 ]
디턴 교수의 저작에 대한 수많은 기사와 서평의 공통점은 인류를 가난과 질병으로부터 어느 정도 벗어나게 해준 성장의 역할을 언급하는 것에서 시작해 ‘극심한’ 불평등의 부작용에 대한 경계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디턴 교수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다음날인 지난달 12일 프린스턴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첫 번째 질문은 성장에 관한 것이었다. 당시 한 외신기자는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럽 역시 더 강력한 경제적 성장을 이루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앵거스 교수의 답변이다.
“지난 250여년간 세계는 더욱 살기 좋은 곳이 됐으며, 인류도 부유한 삶에 가까워졌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것이 이뤄져야 한다. 세계은행이 최근 전 세계 빈곤율이 10% 밑으로 떨어진 것은 매우 멋진 일이라고 발표했지만 나는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선진국조차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부터 수십년간 경제 성장이 둔화됐다. 이는 중대한 위협이다. 성장의 둔화는 모든 것을 오염시키며, 특히 정치를 더욱 어렵게 한다. 그것은 사람들의 삶, 특히 하위 계층의 사람들이 이전에 누렸던 것을 충족시킬 수 없도록 하기 때문이다.”
이 답변 마지막엔 불평등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불평등의 증가로 인해 부유한 국가의 많은 사람도 고통받고 있으며, 세계 나머지 지역에서 좋은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정말 어렵게 하고 있다.”
또 다른 (일곱 번째) 질문에 대한 디턴 교수의 답변이다.
“불평등이 정말로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부자들이 규칙을 정하고, 나머지가 거기에 따르도록 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한 대처를 어렵게 하고, 사람들은 세계화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