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만에 우승 꽃 피운 박용만식 '뚝심 뒷바라지'

입력 2015-11-01 18:31
'챔프' 두산 이끈 경영철학

"야구단 운영은 전문가 몫…내가 할 일은
열심히 벌어 아낌없이 지원해 주는 것"


[ 최만수 기자 ] 두산 베어스가 삼성 라이온즈의 통합우승 5연패를 저지하고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사진)은 선수들과 함께 우승의 기쁨을 나눈 뒤 구단에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두산은 3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5차전 홈경기에서 삼성을 13-2로 완파했다. 대구 원정 1차전에서 8-9로 역전패한 뒤 2차전부터 내리 4연승을 거둔 두산은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대망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두산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것은 전신 OB 베어스 시절(1982·1995년)을 포함해 통산 네 번째며 2001년 이후 14년 만이다.

박 회장은 늦은 밤 열린 축하파티에서 “두산은 사랑을 많이 받는 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14년 동안 우승컵을 못 안겨드렸는데도 변함없이 응원해줘 정말 감사하다”며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부터 전했다. 이어 “선수가 바뀌고, 감독이 바뀌고, 세월이 바뀌었어도 그런 팀 컬러가 변하지 않고 이어지는 것이 정말 고맙고 자랑스럽다”며 “우승을 몇 번 했느냐보다 팀 컬러가 변하지 않고 유지되는 게 고맙다”고 덧붙였다.

재계에서도 소문난 야구광인 박 회장은 비가 와 두 차례나 경기가 중단됐다가 재개된 한국시리즈 3차전 때도 관중석 한쪽을 지켰다. “나는 야구를 좋아하지만 팬의 한 사람으로서 좋아하는 것이지 야구단 운영에서는 전혀 전문가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이어 “내가 할 일은 열심히 벌어 가급적 지원을 많이 해주는 것이고, 아무리 회장이라도 전문분야가 아닌데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은 팀의 경쟁력을 낮추는 일”이라고 경영 철학을 나타냈다.

두산은 올해 우승을 위해 작년 말 자유계약(FA) 시장에서 4년간 84억원의 조건으로 왼손 투수 장원준을 영입하고, 더스틴 니퍼트와는 KBO리그 외국인 선수 최대 몸값인 150만달러(약 17억원)에 재계약하는 등 화끈하게 지갑을 열었다.

두산은 정규시즌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넥센 히어로즈와 준플레이오프(3승1패),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3승2패)를 거쳐 한국시리즈(4승1패)까지 총 14경기를 치렀다. 한국시리즈 MVP는 이날 쐐기 홈런을 터뜨린 두산 정수빈에게 돌아갔다. 정수빈은 이번 시리즈 중 왼손 검지를 다치고도 타율 0.571(14타수 8안타)에 1홈런 5타점을 기록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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