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정상회의] 한·중·일 정상 "3국 협력 완전 복원·경제통합 공동노력"

입력 2015-11-01 18:00
수정 2015-11-02 06:08
3국 정상회의 공동선언 뭘 담았나

한·중, 아베 총리 겨냥 과거사 '뼈 있는 발언'
아베, 역사 언급 안해…남중국해 문제 비켜가
RCEP 협상 서두르고 6자회담도 조속 재개


[ 장진모/전예진 기자 ]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1일 청와대에서 한·중·일 3국 정상회의를 열고 3국 협력체제의 완전한 복원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역사를 직시하며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는 정신을 바탕으로’ 협력 관계를 강화하기로 노력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남중국해 현안은 정면으로 다루지 않았다.

다만 한·중 정상은 과거사와 관련해 아베 총리를 향해 ‘뼈 있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3국 협력체제의 완전 복원이라는 먼 길을 가는 과정에서 첫걸음을 뗀 것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말했다.

○3국 정상회의 내년 일본 개최

3국 정상이 채택한 ‘동북아 평화협력을 위한 공동선언’의 핵심은 경제적 상호의존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 정치·안보상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이른바 ‘동북아 패러독스’를 극므舅渼?것이다. 공동선언에 ‘역사직시·미래지향 정신’을 바탕으로 관계 개선을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3국은 정상회의를 정례화하기로 하고 내년에 일본에서 열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3국 협력체제가 정상화됐다”며 “동북아 평화·안정에 큰 걸음을 뗐다”고 평가했다. 아베 총리는 “3국 협력 프로세스가 정상화된 것은 매우 큰 성과였다”고 했고, 리 총리는 “3국 협력과 양자 관계 모든 분야에서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평가했다.

3국은 공동선언에서 “한반도에서 핵무기 개발에 반대하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관련 UN안보리 결의 및 국제적 의무가 충실히 이행돼야 한다”고 명시했다. 또 “중국과 일본은 한반도 분단을 평화적으로 극복하려는 노력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고 언급했다.

○한·중·일 FTA 속도 내기로

3국은 경제통합을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 포괄적이고 높은 수준의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에 노력하고 역내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상을 가속화하기로 합의했다. 한·중·일 FTA는 2012년 11월 3국 통상장관 회담 때 협상 개시를 선언하고 여덟 차례 협상을 했지만 상품·서비스·투자 분야에서 3국 간 이견으로 본격적인 양허협상을 개시하지 못했다. 3국은 또 RCEP 협상의 진전을 위해 3국이 주도적으로 리더십을 갖고 노력하기로 했다.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지역 국가와 중국이 주도하는 RCEP는 아시아태평양지역 내 무역과 서비스, 투자 자유화를 목표로 하는 다자경제체제로 한·중·일 3국과 아세안 등 16개국이 참여해 협상을 하고 있다. 지난달 열린 10차 공식협상에서는 상품·서비스·투자 분야에서 구체적인 협상을 시작했다.

3국 정상은 국내총생산(GDP) 16조달러, 인구 15억명으로 세계 최대 시장인 3국을 하나의 내수시장으로 조성하고 역내 교역의 부가가치를 확대하기 위해 전자상거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전자상거래 관련 규제와 장벽을 철폐해 디지털 단일 시장을 구축하자는 것이다.

결제, 배송, 교환 등과 관련한 각국의 전자상거래 규제와 표준을 통합해 세 개 시장을 하나처럼 운영하자는 구상이다.

○‘완전한 관계 회복’까지는 험로 예상

박 대통령은 정상회의 인사말에서 “동북아에서 경제적 상호의존이 빠르게 심화하고 있지만 정치안보 측면의 갈등과 반목을 가져오는 문제들을 해소하지 못해 무한한 협력 잠재력이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과거사 도발과 위안부 문제 등을 에둘러 지적한 것이다.

리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좀 더 직설적으로 “역사문제에 대한 공동인식은 상호신뢰의 전제조건”이라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3국 협력이 지난 3년간 방해를 받았다”며 “3국 협력체제에 다시 파문이 생기는 일을 원하지 않고, 우여곡절이 생기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반면 아베 총리는 역사문제를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과거사에 대한 시각차로 ‘완전?관계 복원’까지는 험난한 과정이 예상된다.

장진모/전예진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