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중시의 핵' 자사주] 지배구조 개편 앞두고 자사주 적극 활용도

입력 2015-11-01 18:00
경영진 우호지분 늘리고 의결권 가치 높이는 효과
소각하면 세금감면 혜택


[ 송형석 기자 ]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는 상장사 중 상당수는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주주들을 내 편으로 끌어들임과 동시에 의결권 가치를 높이려는 목적으로 자사주를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주요 대기업들은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기 전 주주들을 자기 편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의 경영권 분쟁이 대표적인 사례다. 신 전 부회장은 창업주를 자기 편으로 끌어들였지만 주주들의 지지를 등에 업지 못해 경영권 장악에 실패했다.

자사주를 사들이면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이 그만큼 줄어들어 최대주주가 확보하고 있는 의결권 가치가 높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충분한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으면 경영권 분쟁이 일어났을 때 우호 세력에 자사주를 매각하는 등의 ‘플랜B’를 가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적분할을 준비하고 있는 상장사들은 전략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기도 한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는 주식이다. 하지만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하면 기존 자사주 비율만큼의 사업회사 신주가 지주회사에 주어지며 의결권도 되살아난다. 지주회사의 대주주가 자사주를 통해 사업회사를 지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세금 감면 혜택은 덤이다. 정부는 투자와 배당, 임금 증가 등이 당기순이익의 일정 비율 이하이면 미달액에 대해 10%의 법인세를 추가로 매기는 기업소득환류 세제를 도입했다. 자사주를 매입한 뒤 한 달 안에 소각하는 기업은 이익을 배당한 것과 같은 세금 감면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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