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서 보물단지로…삼성그룹주펀드 "1위 했어요"

입력 2015-10-30 18:53
한달 평균 수익률 8%…33개 테마펀드 중 최고

3년간 수익률 부진했지만 실적개선·자사주 매입에
삼성화재·생명 이달 10%↑

수익률 좋자 투자자 환매 행렬
"지배구조 변화로 성과 더 날것"


[ 안상미 기자 ]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주들이 들썩거리고 있다. 실적 개선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친화경영 확대가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덕분에 2013년부터 매년 원금 손실만 보던 삼성그룹주펀드들도 올 들어 플러스 수익률(1.02%, 29일 기준)로 돌아섰다. 그동안 마음고생을 해왔던 삼성그룹주펀드 투자자들은 환매를 저울질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배당 확대 등 삼성 계열사들의 주주친화 방침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는 만큼 환매를 서두르기보다는 향후 주가 상승을 기다리는 것이 더 낫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이게 얼마만이냐”

30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2개 삼성그룹주펀드들은 9월28일부터 10월28일까지 지난 한 달간 7.97%의 평균 수익률을 냈다. 이는 33개의 테마펀드 가운데 1위 성적이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들의 평균 수익률(5.75%)을 2.22%포인트 웃돌았다. 이천주 삼성자산운용 인덱스운용팀장은 “삼성그룹주들은 크레듀를 제외하면 해당 업종 대형주들로 구성돼 있다”며 “최근 한 달간 소외받던 대형주들이 중소형주 대비 크게 반등하면서 삼성그룹주펀드 수익률이 크게 올랐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주부터 삼성 계열사들의 주주환원 방안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20일부터 9거래일 연속 빨간불이 켜지면서 5.49% 뛰었다. 이달 들어 삼성화재와 삼성생명 주가 상승률도 15.36%, 10.21%에 이른다.

지난 8월28일만 해도 삼성그룹주펀드들의 기준가(펀드가치 평가 기준)는 지난 3년 중 최저였다. 당시 -10.96%였던 연초 이후 수익률은 최근 반등으로 29일 현재 1.02%까지 회복했다. 간판 펀드인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2(A)’는 한 달 새 7.93%의 수익을 거둬 연초 이후 수익률이 1.54%까지 올랐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김효찬 대표매니저는 “실적 모멘텀이 부각되면서 IT 등 삼성 수출 관련주들이 증시 상승세를 주도했다”고 말했다.

○신사업 투자 눈여겨봐야

이 같은 수익률 호조를 틈타 작은 차익이라도 실현하려는 투자자들의 펀드 탈출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삼성그룹주펀드는 삼성전자의 질주로 2012년 12.15% 수익률을 거뒀지만 2013년에 -4.93%로 돌아선 뒤 지난해는 연간 손실폭이 13.26%까지 커졌다. 때문에 펀드 투자자들은 삼성그룹 주가가 반등할 때마다 큰 폭의 환매를 해왔다. 지난 3년간 삼성그룹주펀드를 떠나간 자금만 2조원에 육박한다. 2012년 초 6조원이 넘었던 설정액은 29일 현재 4조2333억원으?쪼그라든 상태다. 올 들어서도 5500억원, 최근 한 달 동안 371억원이 빠져나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 지배구조 변화, 주주가치 제고 등이 삼성그룹주펀드의 수익률을 더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바이오, 2차전지, 자동차 전장 등 신사업의 장기 비전과 공격적인 투자도 눈여겨볼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김효찬 매니저는 “IT 계열사들의 실적이 아직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고, 주주환원 방안도 가속화되고 있어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며 “경기민감 업종 비중이 높다는 점이 투자의 불확실성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삼성 계열사들의 주가 움직임은 상당 기간 활기를 띨 것”이라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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