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에 '특수통' 김수남 대검 차장 내정…이석기 내란음모 사건 지휘, 10년 만에 'TK 총장'

입력 2015-10-30 18:42
판사서 검사로 전직…기획수사 등 요직 두루 거쳐
박근혜 정부 후반기, 검찰 조직 안정·레임덕 억제 등 고려
경찰청장의 고교 선배…김 후보자 "막중한 책임감"


[ 양병훈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 검찰을 이끌어 갈 검찰총장 후보에 김수남 대검찰청 차장검사(56·사법연수원 16기)를 내정했다.

김 후보자는 기획수사 경험이 많은 ‘특수통’으로 분류되지만 사정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지는 미지수다. 대신 내년 총선과 내후년 대선 국면을 맞아 공직사회의 기강을 잡고 정국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방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10년 만의 TK 출신 총장 후보자

김 후보자는 대구 출신으로 박 대통령의 두터운 지지기반인 TK(대구·경북) 인사로 분류된다. TK 검찰총장 후보자가 나온 건 정상명 전 검찰총장(65·경북 의성) 이후 10년 만이다.

박 대통령이 TK 출신 인사를 검찰총장에 내정한 것은 안정에 방점을 두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일반적으로 집권 후반기에는 대국민 지지율이 떨어지고 공무원들의 이탈이 가속화하면서 국정운영 동력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쉽다. 譴?인사에는 사정라인에 친정체제를 구축해 이런 레임덕 현상을 최대한 억제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해석하는 사람이 많다. 실제로 후보자를 발표하기 전부터 법조계에서는 ‘검찰총장 TK 대세론’이 공공연하게 회자됐다.

김 후보자를 검찰총장에 임명하면 검찰 조직 내 인사폭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지난 28일 선정한 4명의 후보자를 보면 3명이 연수원 17기고 김 후보자는 16기다. 검찰총장은 위계상으로 법무부 장관보다 아래기 때문에 김현웅 현 장관(16기)의 후배인 17기 후보 중에서 검찰총장이 나올 거라는 예측도 있었다.

그러나 이 경우 관례에 따라 현재 고검장 직위에 포진한 16·17기 인사들이 줄줄이 옷을 벗으면서 인사폭이 커질 수 있다.

○기획업무 경험 많은 ‘특수통’

김 후보자는 검찰 내 최고 엘리트로 분류되는 특수통 출신이다. 1984년 26회 사법시험에 합격했으며 판사로 3년간 일하다 검사로 전직해 지금껏 검찰청을 벗어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에서 특수부를 총괄 지휘하는 3차장검사를 지냈다. 삼성그룹 비자금 특별수사·감찰본부 차장검사를 거치기도 했다. 이 밖에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 기획조정실장 등 기획 업무에서도 요직을 거쳤다. 법무부 홍보관리관을 지내 대언론 관계에서도 매끄럽다는 평가를 듣는다. 수원지검장을 지내던 2013년에는 이석기 옛 통합진보당 의원을 기소하며 내란음모 사건을 성공적으로 지휘했다. 통진당은 이 사건이 빌미가 돼 해체로 이어졌다.

김 후보자는 강신명 경찰청장의 대구 청구고 선배다. 대구의 같은 고등학교 출신 선·후배가 2대 사정기관인 검찰과 경찰의 수장을 맡게 됐다는 점은 이례적이다. 김 후보자는 온화하고 원만한 성품으로 알려져 있다. 부인은 조은숙 중앙대 무용과 교수(48)이며 딸이 두 명 있다.

김 후보자는 “검찰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많은 시기에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돼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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