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조윤선 vs 비박 이혜훈 vs 친이 이동관…김무성 처남 최양오까지 가세
김무성 만류에도 최양오 "도전"…조윤선·이혜훈·이동관 '긴장'
서초을은 강석훈 vs 정옥임…친박 대 비박 대결로 갈 듯
[ 조수영 기자 ]
새누리당의 텃밭으로 꼽히는 서울 서초 지역에서 내년 4월 예정된 20대 국회의원 총선 공천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여권의 각 계파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도전 의사를 밝히면서 계파 간 대리전이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초갑에서 17·18대 재선을 지낸 이혜훈 전 최고위원이 복귀를 노리며 지역을 다지는 가운데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도전장을 던졌다. 여기에 김무성 대표의 처남인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원 고문도 서초갑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그는 5선 의원을 지낸 최치환 전 의원의 아들이다. 당초 연고지인 경남 사천·남해·하동 지역구 출마를 검토했으나 김 대표의 반대로 뜻을 접은 뒤 서초갑으로 눈길을 돌렸다고 한다.
김 대표는 처남의 출마 결심 소식에 상당히 곤혹스러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본인이 하겠다면 어쩔 수 없지 않으냐”며 “어차피 경선해서 경쟁력 있는 사람이 뽑히는 것이니 알아서 하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쟁자들은 최 고문의 도전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김 대표가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최 고문이 일단 경쟁에 뛰어들면 김 대표의 후광이 따를 것이라는 점에서다.
최 고문의 등장으로 서초갑은 여권 내 각 계파의 대표주자 간 대결로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원조 친박’이었으나 지금은 ‘비박’계로 분류되며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 측근으로 알려졌다.
조 전 수석은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는 대표적인 친박계다. 김 대표의 처남인 최 고문이 공천경쟁에 뛰어들면서 박 대통령과 유 의원, 김 대표 간 대리전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이 전 수석은 대표적인 친이명박계다.
서초을 지역구도 공천권을 두고 친박계와 비박계가 대결할 전망이다. 당내 대표적인 경제통이자 친박계 브레인으로 꼽히는 강석훈 의원이 재선을 노리는 가운데 18대 비례대표를 지낸 정옥임 전 의원이 도전장을 내고 지역기반을 다지고 있다. 정 전 의원은 김 대표의 외교특보를 맡는 등 김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당의 텃밭인 서초 지역에서 전·현역 거물급 인사들이 몰리면서 공천 ‘빅매치’가 벌어지는 것을 두고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수도권의 한 중진의원은 “당과 행정부에서 인지도를 쌓은 인사들이 개인적 연고가 없는데도 당의 텃밭이라는 이유로 몰리는 것이 보기 좋지는 않다”며 “당을 위해 수도권의 어려운 지역에 도전하는 모습이 아쉽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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