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Focus
한국은행 '빅 아이와 스몰 위'
금감원 '소득불균형 해결책' 등
사회과학·시사 다룬 문제 나와
[ 김일규 기자 ] A매치 데이…. 국가대표팀 간 축구 경기가 여러 곳에서 동시에 치러지는 날을 말한다.
금융권에서는 다른 의미로도 쓰인다. 1년에 한 번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예금보험공사 등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금융공기업이 신입직원 공개채용 필기시험을 치르는 날이다.
올해는 지난 24일이 ‘A매치 데이’였다. 금융공기업이 같은 날 필기시험을 치르기 시작한 것은 10년 정도 됐다. 취업난이 심화하는 가운데 높은 연봉과 안정적인 고용 덕분에 금융공기업의 인기가 올라가면서부터다. 이곳저곳 시험을 쳐 중복 합격한 인재들을 다른 금융공기업에 뺏기지 않기 위해 같은 날 시험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국내 대표 금융공기업 간 일종의 자존심 싸움이라는 의미에서 이날을 A매치 데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는 것이 금융권의 얘기다.
올해도 금융공기업의 인기는 높았다. 각각 70명 정도를 뽑는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은 서류 합격자만 각각 1600명, 1500명에 달했다.
10명을 뽑는 예금보험공사는 550명에게 필기시험 기회를, 70명을 뽑는 산업은행은 약 1050명에게 필기시험 기회를 ┛幣杉? 수출입은행은 800명 이상이 겨뤄 최종 40명이 합격한다.
금융공기업 5곳이 동시에 필기시험을 치른 탓에 취업준비생들은 올해도 어김없이 눈치작전을 벌였다.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높은 곳을 찾기 위한 것이다. 지원자 1명이 복수의 금융공기업에서 필기시험 자격을 얻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제 필기경쟁률은 상당한 격차가 있다.
올해 각 금융공기업 필기시험에는 고시보다 어려운 논술 문제가 나왔다는 게 지원자들의 평가다. 한국은행의 논술 문제 중엔 ‘빅 아이와 스몰 위’에 관한 생소한 지문이 나왔다. ‘빅 아이와 스몰 위’는 미국의 심리학자인 마틴 셀리그만이 현대 미국 사회를 설명하며 나온 개념으로 지나친 자기중심주의를 일컫는 말이다.
금융감독원은 교양 논술 시험에서 ‘소득 불균형의 문제점과 해결 방안’을 물었다. 전공 논술 문제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화로 금융기관의 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한 경우를 상정하고 10조원으로 선택할 수 있는 정책’ 등 더욱 까다로운 문제가 나왔다.
산업은행 논술엔 삼국지에 등장하는 조조의 인사 방식과 조선 후기 영·정조의 탕평책에 대한 의견을 묻는 문제가 출제됐다. 수출입은행은 서술 문제로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 가입하지 않은 한국이 앞으로 어떤 영향을 받고, 한국이 TPP에 참가한다면 어떤 이익을 얻을 수 있나’ 같은 시사적인 주제를 다뤘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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