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계열 벤처캐피털 한국파트너스와 950억 펀드 조성
펀드액 70%에 해당하는 자금 출자
세혜택·새 수익창구로 주목 받아
다른 증권사도 벤처 투자 뛰어들 듯
[ 오동혁 기자 ] ▶마켓인사이트 10월28일 오전 11시7분
국내 증권사가 펀드에 가장 많은 자금을 대는 ‘메인 출자자(LP)’를 맡은 벤처펀드가 처음으로 등장했다.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증권사들이 새로운 수익창구로 ‘벤처 투자’에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계열 벤처캐피털인 한국투자파트너스와 공동으로 이달 초 ‘한국투자Venture15-1호(215억원 규모)’를 결성한 이후 최근까지 순차적으로 2~5호 펀드를 결성했다. 개별 펀드 규모는 각각 100억~200억원대로 총 펀드는 950억원 수준이다. 만기는 7년이다.
이번에 결성된 벤처펀드는 ‘중소기업 창업진흥법’을 적용받는 ‘창업투자펀드’다. 중국 미국 등 해외시장 투자 비중이 높도록 설계됐다. 현행법상 창업진흥법을 적용받는 벤처펀드는 결성액의 40%까지 해외에 투자할 수 있다. 증권사가 일반 사모펀드 형태가 아닌 벤처펀드를 선택한 이유는 ‘비상장사 양도차익 비과세’ 등 벤처펀드에 한해 허용돼있는 세제혜택을 받기 위해서다.
일반적으로 메인 LP는 결성액의 50~70%가량을 직접 부담하며 펀드 조성의 주체 역할을 하는 투자자를 말한다. 펀드에 일부 자금(10~30% 수준)을 출자하는 ‘매칭(matching) LP’와는 확연히 구분된다.
현재 벤처투자업계에선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 성장사다리펀드, 산업은행 등 주로 정책자금 출자기관들이 메인 LP를 맡고 있다. 이들 기관이 출자사업을 통해 운용사를 선정하면, 해당 운용사가 민간에서 추가 자금을 조달해 펀드 결성을 마무리하는 방식이다.
증권사가 메인 LP로 나서 대규모 벤처펀드를 결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은 몇몇 증권사들이 벤처펀드에 수십억원가량을 매칭 출자하는 수준으로만 투자해 왔다. 한투증권은 이번에 결성된 950억원 규모 펀드에서 약 70%에 해당하는 600억~700억원의 자금을 직접 출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약 30%는 운용사인 한투파트너스가 부담했다.
벤처캐피털 전문가들은 한투증권의 벤처펀드 메인 출자를 신호탄으로 다른 증권사들이 본격적으로 벤처 투자에 뛰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유안타증권(옛 동양증권) 등 그룹 내부에 벤처캐피털을 계열사로 둔 증권사들의 행보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증시가 침체기를 겪고 있고, 국내 증시도 좀처럼 되살아나지 못하는 가운데 7년 이상 장기 투자할 경우 8% 이상의 연간 수익률을 내온 벤처펀드는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말했다.
오동혁 기자 otto8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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