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미국 환경보호청이 폭스바겐의 디젤엔진 탑재 차량을 대상으로 리콜 명령을 내림에 따라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되는 다른 폭스바겐 브랜드로도 리콜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특히 폭스바겐 사태가 갖는 의미는 자동차 업계뿐만 아니라 석유 화학제품 등 원자재 시장에도 낙수효과로 퍼져 나가고 있어 이에 따른 우리 기업들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분석된다.
폭스바겐 사태가 향후 원자재 와 자동차 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이번 사태의 후폭풍이 우리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분석해 봤다- [편집자 주]</p>
<p>[한경닷컴 콤파스뉴스= 이승현 기자] 폭스바겐 사태는 2014년 5월 웨스트 버지니아 대학의 배출가스 실제 주행 테스트 결과가 나오며 쟁점화 됐다.</p>
<p>미국 내 대표적인 디젤 차종인 폭스바겐(VW) Passat, Jetta, BMW X5의 실제 도로주행 상황에서의 배출가스를 측정, ICCT(International Council on Clean Transportation)의 의뢰로 진행된 측정 결과는 놀라웠다.</p>
<p>기존 Passat ?Jetta는 각각 기준치의 5~20배, 15~35배에 해당하는 배출가스가 배출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p>
<p>이는 기존 청정디젤을 표방했던 폭스바겐에 엄청난 타격을 안기게 된다.</p>
<p>특히 차량 내부에 현재 차량이 배출가스 검사를 위해 실험실에서 테스트되고 있는 중인지, 실제로 주행 중인지를 인식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장착, 이를 실제 배출가스량을 교묘하게 속이며 소비자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p>
<p>또한 이는 폭스바겐만의 문제는 아닌 몇몇 자동차전문 기업으로 확산되며 디젤자동차 전반의 배출가스 문제가 도마에 올랐고 이제는 자동차 산업을 뛰어 넘어 원자재 시장 전반으로 후폭풍이 확산되는 추세다.</p>
<p>◆폭스바겐 사태 원자재 시장 가격 역전 불러</p>
<p>21일 코트라 해외시장동향에 따르면 폭스바겐 사태로 인해 디젤차 점유율이 높은(25%) 유럽의 디젤 차량 판매가 위축되기 시작했다.</p>
<p>이로 인해 중장기적으로 유럽의 디젤수요 감소와 휘발유 수요 증가 현상이 역전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p>
<p>유럽은 1990년대 이후 디젤 차량 비중이 높아지면서 지난 몇 십 년간 디젤을 순수입하고, 휘발유를 순수출하고 있는 상황이다.</p>
<p>실제 디젤 차량의 연비를 고려할 때 디젤이 휘발유로 교체될 경우 휘발유 수요는 디젤 수요 감소량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p>
<p>또한 나프타 가격 상승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p>
<p>그동안 유럽의 나프타는 주로 아시아로 수출되면서 아시아 나프타 가격 안정에 적잖은 영향을 미쳐 왔다.</p>
<p>이런 상황에서 폭스바겐 사태로 유럽에서 디젤 수요가 줄어들고 휘발유 수요가 늘어날 경우 유럽의 나프타 수출 물량은 상당 부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p>
<p>나프타는 석유, 콜타르, 함유 셰일(shale)를 증류해 얻는 탄화수소의 혼합물로 용매나 희석제로 사용되며 가솔린으로 전환시키는 원료로 쓰인다.</p>
<p>이에 따라 나프타를 원료로 하는 석유화학분야에서 제품의 수요 변화에 따른 나프타 분해시설(NCC) 가동률 변동과 무관하게 나프타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p>
<p>이에 대해 석화업계 전문가는 "유럽산 나프타 수입이 줄어들면 아시아국가들은 NCC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p>
<p>더불어 가솔린 자동차 촉매장치로 주로 쓰이는 팔라듐 가격 상승 가능성 역시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p>
<p>자동차 촉매장치로 사용되는 플래티늄(백금)과 팔라듐은 디젤과 휘발유 차에 꼭 필요한 원자재다. 때문에 자동차 산업의 여건에 따라 가격의 변동 폭이 결정된다.</p>
<p>우선 플래티늄은 주로 디젤엔진에 사용되고 팔라듐은 가솔린 엔진에 사용되고 있다.</p>
<p>디젤차 대비 가솔린차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팔라듐의 강세 또한 점쳐진다.</p>
<p>더불어 중국 자동차 판매단가 인하와 시장 안정화로 9월 이후 중국 자동차 판매는 증가세로 전환될 전망이어서 향후 팔라듐의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관측이다.</p>
<p>업계관계자는 "현재 폭스바겐 사태로 인해 원자재(휘발유, 나프타, 팔라튬) 가격 상승은 불가피 해 보인다"라며 "이에 따라 정유 및 석유화학 등 관련 산업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 있어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p>
<p>◆'클린디젤'의 절망 산업 구조개편 가속화 '전초전'</p>
<p>폭스바겐은 문제가 불거지며 현재 미국에서는 '클린디젤'이란 광고 문구까지 소송에 휘말리며 디젤의 산업이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p>
<p>반면 이번 사태로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일대 변혁을 맞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p>
<p>특히 그 최대 수혜자는 단기적으로 가솔린 차량이, 중장기적으로는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가 될 것으로 업계는 지목하고 있다.</p>
<p>맥쿼리 리서치에 따르면 일반적인 차량 구매자들은 가솔린과 디젤, 그리고 세단과 SUV와 같은 전통적인 카테고리 내에서 차량을 선택할 경우 단기적으로 디젤의 추락은 가솔린 차량 선호를 증대시킬 것으로 전망했다.</p>
<p>특히 디젤의 대체제로 친환경을 모토로 한 하이브리드의 수요 증가 역시 고려될 수 있으나 디젤 차량에 비해 가속도와 반응성이 떨어져 디젤과 유사한 가솔린 차량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맥쿼리 리서치는 분석했다.</p>
<p>반면 중장기적으로 전기차로의 전환이 속도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p>
<p>특히 미국의 친환경차 규제에서 디젤을 활용하려던 전략이 좌초되며 각국 정부와 소비자들은 환경오염에 대한 인식 전환이 이뤄져 친환경차 시장에 대한 관심이 전기차 시장에 대한 관심으로 옮겨질 것으로 맥뤄리는 파악했다.</p>
<p>더불어 현재 주춤했던 전기차에 대한 연구 역시 가속화될 것으로 분석했다.</p>
<p>이외에도 디젤차량에 대한 실도로 주행 RDE (Real Driving Emission) 도입과 고강도 페널티로 인한 비용증가 역시 전기차 판매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풀이된다.</p>
<p>다만 충전 인프라와 높은 배터리 가격, 짧은 가동 범위 등의 고질적 문제가 여전해 이 부분에 대한 정책적 해결이 향후 전기차 확대를 앞당기는 요소라는 분석이다.</p>
<p>◆현대·기아차 첨단 자동차 위상 높아지나!</p>
<p>현재 폭스바겐과 유럽차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우리 자동차 산업도 폭스바겐 사태가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p>
<p>특히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의 두각이 예상된다.</p>
<p>신영증권 관계자에 따르면 "폭스바겐 사태로 현대·기아차 등 우리기업의 브랜드 수준도 높아질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p>
<p>특히 그는 "현대·기아차는 가솔린, 디젤, 전기 동력 등에서 고른 연구개발 성과를 내고 있고 전기 동력 중에서 하이브리드와 수소연료전지차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어 폭스바겐 사태의 수혜자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p>
<p>실제 2015년 8월, 독일 전기차 시장에서 기아차 쏘울EV가 판매 1위를 차지하며 전기차에 대한 기술력이 상당한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p>
<p>또한 현대차 역시 수소연료전지차의 확대를 모색할 수 있게 됐다. 실제 현대차의 투싼 수소연료전지차는 미국에서 실증사업 확대와 관련 인프라 구축 등 수소 연료전지차의 대중화를 위해 날개 짓을 하고 있다.</p>
<p>현대차는 이미 2004년부터 미국 에너지부에서 주관한 수소연료전지차 실증사업에 참여했고 현재도 수소연료전지차의 내구 및 성능을 검증하는 한미 공동사업에 참여하고 있다.</p>
<p>또한 투싼수소연료전지차는 미국 자동차 전문 조사기관인 워즈오토에서 발표하는 '2015 10대 엔진'에 수소차 엔진으로는 최초 선정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어 향후 시장 선점에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는 평가다.</p>
<p>실제 투싼수소연료전지차는 독자 개발한 100kW의 연료전지 스택과 100kW 구동 모터, 24kW의 고전압 배터리, 700기압(bar)의 수소저장 탱크를 탑재, 영하 20도 이하에서도 시동이 가능하다.</p>
<p>또한 최고속도 160km/h, 정지상태에서 100km/h에 도달하는 시간은 12.5초로 내연기관 자동차에 견줄 수 있는 가속 및 동력 성능을 갖췄으며 1회 충전 주행거리는 424km(265mi 북미 기준)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한 번에 갈 수 있는 수준이다.</p>
<p>현재까지 투싼수소연료전지차는 2013년 양산 발표 및 출시 이후 약 389대(북미145대, 유럽 194대, 국내 49대, 기타 1)가 판매되고 있다.</p>
<p>또한 현대차 역시 1998년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에 착수, 기술 혁신을 위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이어오고 있어 수소연료 전지의 확대 가능성은 긍정적이다.</p>
<p>더불어 현재 미국 시장 내 폭스바겐의 빈자리를 노려볼만 하다.</p>
<p>미국의 주요 자동차산업 시장조사기관인 LMC Automotive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 폭스바겐 차량 중 디젤 엔진을 장착한 자동차 판매 비중이 2015년 연간 10% 미만까지 급감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또한 추가적으로 폭스바겐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 역시 점차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대한 반사이익으로 현대·기아차 등의 브랜드 인지는 상승할 것이라고 LMC Automotive는 전망했다.</p>
<p>실제 현대·기아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 소폭(0.2~0.4%p) 확대되고 있고 유럽에서 역시 현대차 그룹의 점유율과 판매량은 최근 경지 침체에도 불구하고 매년 판매량(69만 대)이 꾸준하게 상승하는 추세다.</p>
<p>더불어 독일 디젤차에 판매시장을 내줬던 현대차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내수 확대 역시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p>
<p>다만 문제가 된 폭스바겐 이외에도 다른 완성차 업체들이 배기가스 배출량 등 환경기준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에 대한 미국 환경보호국(EPA)의 검증작업과 국내 검증 역시 강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에 대한 준비는 선행돼야 한다.</p>
이승현 한경닷컴 QOMPASS뉴스 기자 shlee43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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