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통 선거 3개월 앞두고 집권당 새 대선후보로

입력 2015-10-27 07:03
글로벌 피플 - 주리룬 대만 국민당 주석

총선 참패 충격 수습 역할
父는 본토 출신·母는 토박이
대중적 지지기반 넓어

친기업 성향 뚜렷
첨단산업 육성 등 공적


[ 임근호 기자 ] 대만에서 내년 1월 총통(대통령에 해당) 선거를 3개월 앞두고 대선 후보가 교체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 17일 대만 집권 여당인 국민당은 대선 후보를 훙슈주(洪秀柱) 전 입법원 부원장(국회 부의장에 해당)에서 주리룬(朱立倫) 국민당 주석(당 대표)으로 교체했다. 이날 타이베이 국부기념관에서 열린 임시전당대회 거수 표결에서 891명의 총회 참석자 중 812명이 대선 후보 교체에 찬성했다.

주리룬은 국민당이 작년 11월 지방선거 참패의 충격으로 새로 내세운 당 주석이다. 대선 후보로는 훙슈주를 내세웠지만 지지율이 계속 17~18%대로 저조하자, 주리룬을 대선 후보로 바꾸는 ‘비상카드’를 꺼냈다. 대만 대선에서 집권당 후보가 중간에 바뀐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 후보는 국립대만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뉴욕대에서 경영학 석사와 회계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35세의 나이로 국립대만대 최연소 정교수가 됐다.

하지?부친과 외삼촌이 현(縣) 의원을 지냈고, 장인도 타이난현 현장을 지낸 정치인 집안인 까닭에 정치 입문에 대한 권유가 잦았다. 결국 1998년 37세의 나이로 한국의 국회의원에 해당하는 입법위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그는 당 내에서 출세 코스를 밟았다. 여러 조건이 그를 당 전면에 내세우기에 좋았다. 아버지는 중국 본토 출신이고, 어머니는 대만 토박이다. 이 까닭에 대만 사람들에게 두루두루 지지를 받기에 알맞았다. 젊은 교수 출신인 데다 1m82㎝의 큰 키에 풍부한 유머를 가진 점도 대중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요인이 됐다.

그는 초선 때부터 중책인 국민당 예결위 간사를 맡았다. 2000년 대선에서 국민당이 패배해 야당이 되자, 당개혁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당내 개혁을 주도한 소장파 의원으로 주목받았다. 2001년 39세의 나이로 타오위안 현장에 당선됐고 2005년 재선에 성공했다. 2010년에는 신베이 시장으로 당선돼 현재 당 주석과 겸하고 있다. 타이베이 바로 옆에 있는 신베이는 인구 400만명의 대만 최대 인구 도시다. 타이베이 인구는 약 270만명이다.

그는 경영학을 공부한 사람답게 친기업적인 성향을 갖고 있어 기업인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타오위안 현장으로 있으면서 외국인 투자 유치를 통해 첨단 하이테크 산업을 대대적으로 육성했다. 앞으로 대만과 중국의 관계가 좋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타오위안공항을 중심으로 물류 산업을 적극 발전시킨 것도 그였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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