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발효 '성큼'…스포츠 비즈니스 '기회의 땅' 열리나

입력 2015-10-27 07:01
미래를 여는 창조 아이콘 스포츠산업

이슈 리포트

중국 내 스포츠시설 운영
스포츠 마케팅·이벤트 등 서비스 시장 진출 길 열려

무역적자 대비책 마련은 숙제


[ 유정우 기자 ]
한국과 중국이 2012년 5월 제1차 협상을 시작한 자유무역협정(FTA)의 정식 서명을 지난 6월1일 마쳤다. 스포츠산업을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중국 정부의 육성 의지가 알려지면서 한·중 FTA 발효에 대한 국내 스포츠 기업들의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1억명 중국 시장 빗장 풀린다” 기대

스포츠부문 한·중 FTA의 가장 큰 소득은 중국 내 스포츠 시설 운영이나 이벤트 프로모션 등 서비스시장 진입의 길이 열렸다는 점이다. 양국 스포츠 서비스업 분야에서 한국은 국내 시장을 개방하지 않고 중국만 개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협정문에 따르면 중국은 스포츠 이벤트와 프로모션 서비스 등을 비롯한 스포츠 및 레저시설 운영, 무도·댄스홀 등 스포츠 및 레크리에이션 서비스 분야의 중국 진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시장 접근의 측면에서 국경 간 공급 허용 조항이 없기 때문에 薩?현지에 계열사나 자회사, 합작법인 등을 설립해 관련 사업을 전개해야 한다. 중국 내 스포츠시설 운영사업 개방은 공급과잉 상태에 있는 국내 시설업 분야 관련 기업들에는 호기가 될 전망이다. 국민체육진흥공단에 따르면 국내 스포츠시설 운영업은 2009~2013년 사업체 수와 종사자 수가 각각 연평균 4.8%, 7.8% 증가했지만 매출은 3.8% 상승하는 데 그쳤다.

스포츠 마케팅분야에 대한 진출 전망도 밝다. 국내 스포츠 마케팅 사업체들의 평균 종사자 수는 9.7명, 업체당 평균 연매출은 16억9000만원으로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엔터테인먼트 등을 결합한 중국 시장 공략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대(對)중국 무역적자 커질라” 우려

제조업 분야의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 한국스포츠개발원이 발표한 ‘한·중 스포츠산업 수출입 현황’(2014년 기준)에 따르면 중국에 대한 스포츠용품 수출은 1060만달러(약 120억원)인 데 비해 수입은 3억6840만달러(약 4156억원)다. 양국 간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이미 3만5780만달러 수준으로 수입이 수출의 34배 이상인 심각한 상황이다.

한·중 FTA에 따라 스포츠 분야에서 한국이 중국 측에 양허한(concession) 품목은 모두 60개다. 이 가운데 42개가 협정 발효 당일부터 해당 상품에 대한 관세를 완전히 철폐해야 하는 ‘즉시 철폐’ 품목이다.

반면 중국은 25개 양허 품목 가운데 ‘즉시 철폐’ 품목은 없으며 대부분이 ‘10년 후 철폐’ 기준이다. 한국 측 양허 품목이 대부분 ‘즉시 철폐’ 조건이어서 한국에 진출하는 중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무역수지 적자 폭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양국 간 양허 품목을 살펴보면 스포츠 신발과 배드민턴 용구, 볼링, 당구용품 등은 중국이 자국 시장을 양허하지 않고 한국만 양허한 품목들이다. 이 때문에 관련 기업의 중국 수출을 위한 다변화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

김상훈 한국스포츠개발원 선임 연구원은 “양국 간의 협약 체결로 가격 경쟁력을 비롯한 대중국 국제 경쟁력이 취약해질 수 있기 때문에 스포츠용품 산업에 대해 정부 차원의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구조적으로 가격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므로 이를 만회할 수 있는 디자인과 유통, 지식재산권 등의 육성 및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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