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시가총액 81%
일각에선 고평가 논란도
[ 서기열 기자 ] 저비용항공사(LCC) 최초로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제주항공의 공모가가 주당 3만원으로 확정됐다. 기관 수요예측 흥행 덕분에 예상 시가총액이 7700억원을 넘어섰다.
제주항공은 지난 21~22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공모가를 희망공모가(2만3000~2만8000원) 상단보다 7.1% 높은 주당 3만원으로 결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모든 기관투자가가 희망 공모가보다 높은 가격을 적어낼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국내 항공산업에서 LCC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1위 업체인 제주항공의 성장성을 기관투자가들이 높게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해 신주 350만주, 구주 200만주 등 총 550만주를 공모로 내놓는다. 공모 규모는 총 1650억원이다. 상장예정 총 주식 수는 2590만6758주로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7772억원에 달한다.
제주항공은 2005년 애경그룹과 제주특별자치도가 합작해 설립한 항공사다. 제주와 김포·부산·대구·청주 등을 잇는 국내 노선에 항공기를 띄우는 것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2008년부터 국제선 운항에 나섰으며 현재 일본, 중국, 홍콩,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 아시아태평양지역 18개 도시에 26개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설립 이후 2011년까지 지속적인 영업손실로 자본잠식에 빠졌지만 올 상반기에 자본잠식을 해소했다.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데 쓸 예정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공모가가 낮다는 의견과 높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제주항공의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최근 중국 증시에 상장한 LCC인 춘추항공과 지샹항공의 PER 평균값 26배보다 낮다”며 “3만6000원 선까지는 주가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공모가가 비싸다는 견해도 있다. 제주항공의 예상 시가총액(7772억원)이 아시아나항공 시가총액 9579억원(26일 종가 기준)의 81%에 해당한다는 점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자산규모가 제주항공에 비해 26배, 자본규모는 8배 이상 크다”며 “제주항공의 공모가를 적절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청약은 28~29일에 진행된다. 상장 예정일은 다음달 6일이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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