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쏟아지는 대기업 사옥 매물…고수익 목마른 기관투자가 몰린다

입력 2015-10-26 17:47
수정 2015-10-27 15:47
대부분 기업들, 매각 후 재임대…공실 걱정 없는 '우량매물'로 꼽혀

역삼동 한일시멘트 사옥 매입…이지스자산, 연 5~6% 수익
해외투자자들 목돈 들고 몰릴 듯


[ 이현진 기자 ] ▶마켓인사이트 10월26일 오전 10시

오피스(업무용) 빌딩 시장에 대기업 사옥 매물이 쏟아지자 기관투자가들이 반색하고 있다. 저금리 시대에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임대수익을 안정적으로 거둘 수 있는 자산이기 때문이다. 사옥은 매각과 동시에 대부분 재임차가 이뤄지기 때문에 오피스 빌딩 투자의 가장 큰 위험인 공실률 우려가 적다. 업계는 “특히 국내 랜드마크 빌딩에 관심이 많은 해외 투자자들이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대기업 사옥 왜 매력적인가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대기업 사옥은 삼성엔지니어링의 서울 상일동 본사, 대우조선해양의 다동 본사, 삼성생명의 태평로 본사 및 지역 영업소 건물 10여곳, 하이트진로 청담동 사옥 등이다. 대부분 서울 핵심지역에 있어 건물가치가 높고 매각 후에도 현재 상주 인력들이 임차할 예정이다. 인수구조를 잘 짜면 공실에 대한 우려 없이 장기간에 걸쳐 최소 연 5% 이상의 수익률을 충분히 올릴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지난 3분기 서울 오피스 빌딩 공실률은 8.0%로 나타났다. 전분기보다 0.2%포인트 떨어졌지만, 신규 공급이 늘어나는 4분기에는 다시 오를 가능성이 있다. 종합부동산서비스업체 젠스타 관계자는 “공실률 걱정이 없는 대기업 사옥은 오피스 빌딩 시장에서 대표적인 우량 매물”이라며 “건물 및 세입자 관리가 용이한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현대해상, NH손해보험 등과 함께 지난 6월 1400억원을 들여 사들인 한일시멘트의 역삼동 사옥은 연 5~6%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임대수익이 다른 빌딩보다 월등히 높지는 않지만 무엇보다 임차인이 확실하다는 것이 투자를 결정한 가장 큰 이유였다. 홍지은 세빌스코리아 상무는 “사옥은 층별로 여러 기업에 임대한 오피스 빌딩보다 건물 상태가 좋은 편”이라며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다시 건물을 팔아 수익을 내야 하는 기관 입장에서는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해외 투자자 입질 세질 듯

대기업 사옥들은 구조조정 또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나온 매물이지만 투자업계는 시장 활성화를 반기고 있다. 부동산투자컨설팅회사인 존스랑라살(JLL)의 이용민 리서치팀장은 “국내 오피스 빌딩 시장은 기업이 사옥이나 자산으로 ‘쥐고 있는’ 곳이 많아 국가 경제 규모에 비해 시장 규모가 작은 편”이라며 “매물로 나온 사옥은 대부분 덩“?크고 좋은 건물이어서 시장의 양과 질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기관뿐만 아니라 해외 투자자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미 서울파이낸스센터(싱가포르투자청), 스테이트타워남산(아부다비투자청), 청진동 Tower8(REEFF) 등 핵심지역의 랜드마크 빌딩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소유다. 대형 빌딩을 선호하는 것은 한 번의 투자에 큰돈을 투입하는 해외 자본의 속성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4월 동국제강이 본사 사옥인 종로 페럼타워를 삼성생명에 수의계약으로 팔았을 때 많은 해외 기관들이 투자 기회를 놓쳐 아쉬워했다”며 “매각을 추진 중인 삼성생명 태평로 사옥 등은 공개매각이 이뤄질 경우 상당히 높은 가격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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