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어떻게 34개월간 발목만 잡나"
문재인 "왜 보자고 했는지 알 수 없어"
[ 박종필 기자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22일 5자 회동 뒤 서로를 향해 불만을 거침없이 털어놨다. 회동이 어떤 분위기에서 진행됐는지가 여야 대표의 말에서 묻어났다. 여야는 회동 결과 브리핑도 따로 했다. 여야에서는 “서로 할 말만 했다”는 반응이 나왔다.
문 대표는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대통령과 김 대표의 역사 인식이 상식과 너무나 동떨어져 거대한 절벽을 마주한 것 같은 암담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안타깝게도 의견이 일치하는 부분이 없었다”며 “딱 하나 있었다면 청년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는 원론”이라고 전했다.
문 대표는 “박 대통령이 야당의 말에 별로 귀를 기울이지 않고 똑같은 주장만 되풀이해 참 큰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왜 보자고 했는지 알 수 없는 회동이었다”고까지 했다. 다만 “국회 일정을 전면 중단하거나 예산 심사를 거부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했다.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도 “마치 국민 일상으로부터 벗어난 섬에 다녀온 느낌”이라며 실망감을 나타냈다.
회동이 만족스럽지 못한 것은 김 대표도 마찬가지였다. 김 대표는 회동 뒤 문 대표가 “암담함을 느꼈다”고 했다는 말을 전해 듣고 “나도 비슷한 심정”이라고 맞받았다. 김 대표는 “같은 역사 교과서를 놓고 해석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며 “우리가 여당이기 때문에 일을 풀어야 할 책임이 있고 계속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경제활성화법에 대해 야당이 비협조적인 태도로 나온 것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 박 대통령이 짧은 임기 중에 경제 한번 살려보겠다고 법 몇 개를 (처리)해 달라는데 어떻게 34개월 동안 발목을 잡으면서 안 해줄 수 있느냐”고 야당을 비판했다. 김 대표는 정국 경색이 심화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이것 때문에 경색될 일은 전혀 없다”며 “진지한 분위기에서 예의를 지켜 가면서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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