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00억달러 굴리는 뉴욕라이프 자산운용 한인 출신 CIO 제이 윤
미국 소비심리 꾸준히 개선…내년엔 임금인플레 발생할 수도
FOMC, 12월에 금리 못 올리면 내년 6월에나 가능할 것
중국 경기부양 유일 수단은 '환율'…위안화 10% 이상 추가 절하할 것
[ 이심기 기자 ]
“미국 증시는 야구로 치면 6~7회를 지나고 있습니다. 앞으로 2~3년 더 상승국면이 지속될 것입니다.”
제이 윤(48·한국명 윤제성·사진) 뉴욕라이프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NYLIM)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 경제가 최소 2년 내 다시 침체국면에 빠질 징조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NYLIM은 전 세계에서 3300억달러(약 383조원)를 운용하는 대형 자산운용사로, 윤씨는 지난 9월 CIO에 임명됐다. 한인 출신으로는 지난 5월 미국 최대 생명보험사 뉴욕라이프 대표로 임명된 존 김(54)에 이어 월가에서 두 번째로 높은 직위다.
○S&P500지수 꾸준히 오를 것
그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뉴욕에 진출한 한국계 은행 등 국내 금융회사 연구모임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올 들어 S&P500지수 상승률이 -1.5%로 부진하지만 연말까지 개선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향후 2년 내 지수가 2500선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22일 현재 S&P500지수는 2018.94다.
윤 CIO는 미 증시 상승의 근거로 미국 경제가 완만하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윤 CIO는 미국 증시가 지난 8월 이후 변동성이 커졌지만 이는 과거 4년간 별다른 조정 없이 계속 상승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글로벌 증시 전체를 놓고 보면 유럽 증시의 상승여력이 더 크다고 말했다.
○美 내년 임금상승률 3%대 달할 것
그는 “올해 미국 경제는 1986년 국제유가가 폭락했을 때와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당시 유가가 전년 대비 68% 떨어지면서 석유산업이 집중돼 있는 텍사스주 경제는 망가졌지만 미국 증시는 22% 상승했는데, 이는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개선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윤 CIO는 올해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내수회복의 국내총생산(GDP) 증가 기여도가 1.25%포인트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내년에 미국에서 임금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올해 2.0~2.5% 수준인 임금상승률이 내년에는 3.15%까지 올라갈 것이라며 소비자 구매력 증가가 경기에는 긍정적이겠지만 미 중앙은행(Fed)의 긴축 속도를 높이는 압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기준금리 인상 시점과 관련해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올해 마지막인 12월 회의에서 올리지 못하면 내년 6월로 넘어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바닥을 다지고 있는 중국 경제가 상승국면으로 돌아서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고, 미국 경기도 혹한 등의 계절적 되袖막?연초에 부진할 수 있어 금리를 올리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제유가 배럴당 60달러 전망
중국에 대해서는 앞으로 12~18개월 사이에 위안화가치가 10% 이상 추가 절하될 것으로 내다봤다. 윤 CIO는 “중국이 재정에 부담을 주지 않고 경기를 부양할 수 있는 수단은 환율밖에 없다”며 “위안화가치를 낮추지 않으면 중국 경제가 심각한 국면에 빠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제유가는 중국의 성장률 둔화에도 글로벌 수요 증가로 인해 현재 배럴당 45달러 내외에서 60달러까지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중국은 전 세계 동 수요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등 광물 소비가 많지만 원유 소비는 10%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낮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윤 CIO는 한국에서 태어나 어릴 적 미국에 이민을 간 한인 1.5세로, 코넬대 졸업 후 뉴욕대(NYU)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마쳤다. JP모간과 메릴린치 등을 거쳐 2005년 NYLIM에 입사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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