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쇼크…기지개 켜는 대형주에 '찬물'

입력 2015-10-22 18:29
코스피 19P 하락

이달들어 1조 넘게 사던 외국인, 2866억 매도
삼성엔지니어링 '어닝쇼크'에 건설주 일제히 하락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검토" 공시…그룹주 '들썩'


[ 김동욱 기자 ] 주식시장이 주요 기업의 실적부진과 차익실현 매물에 발목을 잡혔다. 코스피지수는 나흘 만에 하락세로 돌아서며 2020선까지 밀렸다. 외국인이 한 달 만에 최대 규모 매물을 쏟아내고, 현대자동차 LG디스플레이 등 업종 대표주들이 부진한 실적을 내놓은 탓이 컸다.

○‘암초’ 만난 증시

22일 코스피지수는 19.98포인트(0.98%) 하락한 2023.00에 마감했다. 15일(2033.27) 이후 6거래일 만에 2030선 밑으로 떨어졌다. 이날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25일(2980억원 순매도) 이후 최대 규모인 2866억원어치를 순매도한 영향이 컸다. 올 하반기 들어 월별로 1조7000억~4조1000억원대 순매도를 했던 외국인은 이달 들어 1조원 넘게 순매수하면서 추세전환 기대를 키웠지만 이날 하루 만에 이달 누적순매수액의 4분의 1가량을 까먹었다. 코스닥지수도 10.20포인트(1.49%) 빠진 676.30을 기록했다.

이날 증시가 부진한 것은 ‘외국인 차익실현’과 ‘실적 충격’이라는 ‘암초’를 동시에 만났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10% 이상 주가가 오른 LG전자, 삼성중공업, LS, 포스코 등 대형주들은 외국인 순매도 상위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971억원어치 순매도한 것을 비롯해 삼성전자(707억원), LG(325억원), 포스코(233억원), 현대자동차(156억원) 등을 주로 팔았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최근 대형주를 중심으로 한국 주식이 빠르게 반등하면서 외국인의 차익실현 욕구가 커졌다”며 “일부 투자자가 지난 21일 코스피지수가 장중 2050선을 넘으면서 단기 박스권의 ‘꼭짓점’에 도달했다고 판단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삼성전자가 깜짝실적을 발표한 뒤 달아올랐던 주요 상장사 실적개선 기대감도 막상 업종 대표종목들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놓으면서 실망감으로 변했다. 이날 삼성엔지니어링이 올 3분기에 1조5000억원대 영업손실을 내면서 18.81% 급락한 여파로 GS건설(-6.37%), 현대건설(-5.64%), 대림산업(-5.47%) 등 건설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현대자동차도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8% 줄어든 1조5039억원이라는 시장 기대에 다소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0.61% 하락했다.

○희비 엇갈린 삼성그룹주

삼성그룹 계열 전 상장사가 이달 말부터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순차적으로 발표할 것이란 기대에 장 초반 삼성그룹주들이 들썩였다. 하지만 삼성물산이 자사주 소각을 부인하는 공시를 내면서 각사별로 주가흐름이 엇갈렸다.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자사주 매입과 배당확대 등 주주친화적 정책을 낼 수 있을 종목과 그렇지 않은 종목 간 온도차가 나타난 것이다.

삼성물산은 장중 6.29%까지 급등했지만 부인공시 이후 분위기가 반전돼 0.94% 하락 마감했다. 배당확대나 추가 자사주 매입 등 다른 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남은 까닭에 낙폭이 크지 않았다는 게 증권가의 설명이다. 삼성전자(0.79%)와 삼성화재(3.72%), 삼성생명(1.90%), 삼성전기(0.89%) 등은 약세장 속에서도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자사주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에 대해 상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주식시장이 배당 등 주주친화정책이 약한 탓에 저평가된 측면이 있는데 유가증권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삼성그룹이 주주친화 경영으로 방향을 트는 것은 주식시장 전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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