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영국이 400억 파운드(약 70조 원)에 달하는 무역·투자 협정에 서명하고 '황금시대' 개막을 선언했다. 양국 정상은 협정 서명과 함께 기존의 전면적 전략동반자 관계를 '21세기를 향하는 글로벌 전면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21일 총리 집무실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뒤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 방문 기간에 양국 간에 거의 400억 파운드에 이르는 경제협력에 대해 합의가 이뤄졌다고 발표했다.
협력 분야도 에너지, 관광, 헬스케어, 부동산, 금융 등 전방위에 걸쳐 약 150개에 이르는 것으로 공식 집계됐다. 역대 중국 지도자들의 영국 국빈 방문 사례 가운데 최대 규모다. 이중 핵심은 중국의 영국 원자력발전 건설 프로젝트 참여 결정이 꼽힌다.
이를 위해 중국 국영기업인 중국광핵그룹(CGN)은 총사업비 180억 파운드(약 32조 원)의 영국 남부 '힌클리 포인트' 원전 건설 프로젝트에 60억 파운드(약 10조8000억 원)를 투자, 지분 33.5%를 확보키로 했다. 나머지 지분은 주사업자인 프랑스 에너지업체 EDF가 투자한다.
양사 컨소시엄은 2025년까지 힌클리 포인트에 1.67기가와트 '유럽형가압경수로'(EPR) 2기를 완공할 방침이다. 영국에서 30년 만에 재개되는 첫 원전인 힌클리 원전 ?완공시 영국 전체 전력공급의 7%를 차지하는 초대형 원전 프로젝트다.
캐머런 총리는 "역사적" 합의라며 "양국관계를 다음 단계로 끌어올리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글로벌 전략적 협력과 황금시대를 열고 더 나은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화답했다.
캐머런 총리는 원전 이외에도 120억 파운드 상당의 원전·가스전 협력들, 14억 파운드 규모의 협력(롤스 로이스) 등도 언급했다.
시 주석과 캐머런 총리는 정상회담에서 '21세기를 지향하는 글로벌 전면적 전략동반자 관계'를 공동 구축키로 합의하면서 "지속적이고 개방적이며 '윈윈'하는 양국 관계의 '황금시대'를 열어나가기로 뜻을 모았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중국이 전 세계에서 '글로벌 전면적 전략동반자' 관계를 맺은 국가는 영국이 처음이다. 양국은 두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금융, 세관, 지방정부 간 협력, 신흥산업, 지속가능한 발전 등의 분야에서의 협력문건에 서명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양국 정상의 대규모 경협 발표는 영국이 투자유치를 위해 중국 인권문제와 사이버해킹 등 일부 사안에 침묵하고 아첨한다는 비난이 영국 내부는 물론 동맹국으로부터 제기되는 가운데 이뤄졌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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