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원 "내 안에 잠재된 상남자 맘껏 보여줬죠"

입력 2015-10-21 18:39
28일 개봉 '그놈이다' 주연 주원


[ 유재혁 기자 ] 주원(28·사진)은 20대 배우 중 선두 주자다. 방송 드라마 데뷔작 ‘제빵왕 김탁구’(2010년)부터 ‘각시탈’ ‘굿 닥터’에 이어 최근 ‘용팔이’까지 줄줄이 히트시키며 안방극장을 평정했다. 그가 이번에는 영화 관객과 만난다. 오는 28일 개봉하는 스릴러 ‘그놈이다’에서 여동생을 죽인 범인을 찾아나선 어촌 청년 장우 역을 해냈다. 21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장우는 모처럼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는 캐릭터였어요. 눈곱이 끼어도, 이빨에 고춧가루가 끼어도 되는 역할입니다. 메이크업이나 스타일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됐습니다. 멋있게, 예쁘게 나오는 것이 필요하겠지만 때로는 불편합니다. 그런 점에서 장우는 여유 있는 30대 남자가 되기 전에 거쳐봐야 하는 캐릭터입니다.”

장우는 자신의 ‘상남자적인’ 면모를 보여준다고 했다. 현실의 주원에다 거친 모습을 추가했다는 것. 장우는 원래 거칠고 강한 남자는 아니었지만 동생 때문에 그렇게 변한다.

“극 초반 동생의 죽음을 겪은 거센 감정이 끝까지 갑니다. 내 가족이 그렇게 됐다고 ≠ㅗ上楮? 그동안 주로 때리는 역할을 했는데, 이번에는 과잉 감정 때문에 범인에게 많이 맞았습니다. 감정이 들어가면 힘을 조절하기 어려워지니까요. 그 상태에서 액션 연기를 하니까 위험한 순간이 많았어요. 힘을 너무 주다 보니 혈압이 올랐고, 밧줄로 목을 감는 연기에서는 거의 질식사할 뻔했어요.”

그는 “이 작품을 끝내고 나니 배우로서 한 단계 올라섰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꾸미지 않고 날 것 그대로 표현하는 연기를 배웠기 때문이다. 동생의 죽음과 시신을 봤을 때 내면의 감정이 튀어나와 감독이 컷을 외친 뒤에도 30여분간 눈물을 쏟아냈다. 평생 그렇게 많이 울어본 적은 없었다고 했다. 최근 막을 내린 ‘용팔이’가 성공한 비결이 무엇인지 물었다.

“용팔이는 색다른 이야기를 지녔어요. 현대극에서 왕진을 나가고, 그것도 조폭을 위해 불법 의료행위를 한다는 설정이 특이했죠. 상대역인 김태희 씨의 변신도 한몫했고요. 천사 같던 여자가 이렇게 악랄해질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줬으니까요.”

뮤지컬 배우 출신인 그는 지난해 뮤지컬 ‘고스트’에 출연했다. 뮤지컬은 그에게 무엇일까.

“무대란 공간은 자부심을 줍니다. ‘나는 무대에 설 수 있는 배우’라는 거죠. 무대에 섰을 때 그 짜릿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워요. 뮤지컬은 육체적으로 힘들지만 무대에서 모든 것을 쏟아내면 시원해집니다.”

그는 중국 진출의 물꼬도 텄다. 주원이 주연한 로맨스 영화 ‘하유교목 아망천당’이 촬영을 끝내고 중국 개봉을 준비 중이다. 그는 “중국의 거대한 파워뿐만 아니라 20대 또래와 경쟁하는 입장에서 ‘한류 배우’란 타이틀이 필요하다”며 “출연한 드라마가 많이 수출돼 해외에 팬이 늘고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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