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sure&] 가볍게…날씬하게…따뜻하게…다운재킷, 가을을 입다

입력 2015-10-21 07:10
아웃도어업체 1년 매출
다운재킷이 절반 차지
"전략상품 찾아라" 경쟁


[ 임현우 기자 ]
찬 바람이 아침 저녁으로 옷깃을 파고들기 시작하는 이맘때면 아웃도어 의류업계에서는 ‘전투’가 시작된다. 겨울철 주력 상품인 다운재킷 판매가 본격화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아웃도어 업체들은 보통 1년치 매출의 절반 이상을 다운재킷 한 품목에서 올린다. 치열해진 시장 경쟁 속에서 업체마다 트렌드 예측과 전략상품 발굴에 공을 쏟는 이유다.

“올 가을·겨울 아웃도어 재킷의 트렌드는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경량화(slim&light), 프리미엄 스타일(premium style), 신기술 융합(convergence)이 열쇳말이죠.”(김형신 K2 마케팅팀장)

우선 두툼하고 투박한 헤비 다운재킷보다는 가벼운 무게를 앞세운 경량·하이브리드 다운재킷이 주목받고 있다. K2는 지난 5년 동안 인기를 누린 헤비 다운재킷을 대신해 올해는 초경량 거위털 재킷을 표방한 ‘마조람 라이트’를 주력으로 내세웠다. 가방에 넣고 冒碩?부담이 되지 않을 정도로 부피와 무게를 줄인 게 특징이다.

한 아웃도어 업체 관계자는 “가을에서 겨울로 바뀌는 간절기가 길어지거나 겨울이 예년만큼 춥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부피가 크지 않으면서 톤 다운된 색상에 깔끔한 디자인으로 세련미를 강조한 재킷이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등산복’ 이미지를 벗고 ‘일상복’으로 변신하기 위해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강조하는 흐름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 코오롱스포츠는 기존 아웃도어 의류에서 잘 쓰지 않던 독특한 색상과 실루엣의 패딩 재킷을 내놨다. 항공점퍼 형태의 제품인 ‘주노’는 엉덩이를 드러내 다리가 길어보이게 하고 스커트, 원피스, 청바지 등과도 두루 어울리도록 했다.

노스페이스 역시 주력 상품인 ‘VX재킷’에서 아웃도어 의류의 전형적인 틀을 깬 새로운 디자인을 추가했다. 재킷, 조끼, 코트 등 다양한 형태로 출시했고 풍성한 털 장식과 모자를 단 제품도 선보였다. 몸매가 날렵해 보이는 슬림 디자인을 내세워 세련미를 강조했다.

빈폴아웃도어는 자전거 출퇴근에 적합하고 니트, 스카프 등과도 잘 어울리는 ‘도시형 아웃도어’ 상품을 대폭 늘렸다. 허재영 빈폴아웃도어 팀장은 “이번 시즌 포인트 컬러인 옐로, 레드, 블루 등을 활용했고 와펜, 지퍼 등에도 디자인 요소를 반영했다”고 말했다.

아웃도어 신발분야에서 10년 연속 세계 판매 1위를 차지할 만큼 등산화 쪽에 강점을 보여온 머렐도 백패킹, 하이킹, 캐주얼 관련 상품을 늘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탈바꿈하는 중이다. 머렐 측은 “라이프스타일 라인의 비중을 55%까지 늘려 젊은 층을 공략하면서 최근 3년간 연평균 49%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보온성을 높이면서 몸의 움직임은 보다 편안하게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신소재와 신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네파는 한기(寒氣)가 많이 들어오는 몸쪽에는 따뜻한 보온 소재를 쓰고, 움직임이 많은 팔과 옆쪽에는 상하좌우로 잘 늘어나는 폴리스판 니트 소재를 사용한 ‘스파이더 재킷’을 내놨다. 다른 아웃도어 업체들도 라쿤 트리밍, 광택 소재, 아로마 가공 등의 기법을 활용한 다운재킷을 내놓고 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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