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투톱 체제로 달린다

입력 2015-10-20 18:27
신임 CEO에 제임스 김
생산량 확대 등 내수 전담

회장엔 세르지오 호샤
우즈베크 등 수출 담당할 듯

한국GM "노사관계 개선 주력"


[ 정인설 기자 ] 제임스 김 한국GM 최고운영책임자(COO)가 한국GM 최고경영자(CEO)를 맡는다. 3년여간 한국GM CEO로 일해온 세르지오 호샤 사장은 회장으로 승진해 한국과 우즈베키스탄 사업을 지원한다. 당분간 김 사장이 내수를 전담하고 호샤 사장이 수출을 늘리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런 투톱 체제를 통해 쉐보레 브랜드의 유럽 철수로 감산에 들어간 한국GM이 부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첫 작품은 내수 직판 체제 전환

한국GM은 김 사장을 내년 1월1일자로 CEO로 선임한다고 20일 발표했다. 호샤 사장은 한국GM 회장 겸 이사회 의장을 맡는다.

슈테판 야코비 GM 글로벌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다양한 업계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여준 김 사장과 3년 이상 한국GM을 잘 이끌어온 호샤 회장 내정자가 새로운 자리에서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한국GM이 지속가능한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GM은 2013년 쉐보레 브랜드가 유럽에서 철수한 뒤 수출물량 감소에 시달려왔다. 2013년까지 연간 80만대 안팎이었던 생산량은 지난해 63만대로 뚝 떨어졌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판매량도 1년 전보다 3% 가까이 줄었다. 이로 인해 한국GM 군산공장은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했고 부평2공장도 일감이 줄어들어 노사갈등의 원인이 됐다. 결국 한국GM은 국내외 판로 확대를 위해 투톱 체제를 꺼내들었다.

김 사장은 내수 판매를 전담한다. 김 사장은 지난 6월 한국GM COO로 부임해 생산과 구매, 노사관계 등의 업무를 맡아왔다. 내수 판매를 늘리기 위해 국내 자동차 판매 체제를 바꾸는 데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은 지난 8월 말 권역별 총판 업무를 담당한 5개 딜러 업체와 판매 대행 계약을 해지하고 직접 판매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호샤 회장 내정자는 한국 법인과 우즈베크 법인을 지원하는 업무를 맡아 수출 증대에 나선다. 우즈베크 공장은 한국에서 반제품(CKD)을 받아 완성차로 조립해 동유럽에 판매한다. 우즈베크 법인 대표도 한국GM 출신인 헥터 빌라레알 사장이 맡고 있다.

○수익성 개선 적극 추진

이번 인사는 한국GM이 관리 모드로 변화하는 신호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대규모 투자로 공격적 경영을 하기보다 비용 절감을 위해 경영 효율화에 집중할 것이란 얘기다. 한국GM은 통상임금 범위 확대 등으로 인건비가 급격히 늘어 지난해 148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김 사장은 구조조정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김 사장은 야후코리아 총괄사장을 거쳐 2009년 2월부터 6년간 한국MS 대표로 일하면서 조직 대수술을 이끌었다. 한국MS가 MS 본사로부터 2010년부터 3년 연속 최우수 법인상을 받게 하는 등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 경험이 한국GM의 수익성을 높이고 체질을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가 많다. 호샤 회장 내정자도 내년 2월까지 한시적으로 한국GM을 지원한 뒤 본사로 복귀하거나 다른 업무를 맡을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한국GM 노조 관계자는 “GM 본사가 한국GM의 비용을 절감하는 형태로 경영 전략을 바꾸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신임 CEO가 그런 전략을 유지하면 그에 맞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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