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하 기자 ] 투자자들이 갈피를 못잡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2030선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증시에 이렇다 할 방향성을 제시해줄 요인이 부족한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의 정책 변수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는 상황이다.
20일 오전 10시28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30포인트(0.06%) 하락한 2028.97을 기록하고 있다. 지수는 사흘째 2030선 언저리에서 지지부진한 등락을 반복하는 모습이다.
전날 발표된 중국의 경제지표는 시장의 우려보다는 나았지만 시장에 방향성을 제시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중국 통계국은 전날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9%를 기록, 6년밤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시장 평균 추정치(컨센서스)인 6.8%는 웃돌았다. 성라이윈(盛來運)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3분기 성장속도가 약간 주춤하지만 여전히 안정세 속에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글로벌 증시의 안도 랠리를 강화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마주옥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인 7%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의 경기부양책 실시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내년 일대일로 정책 등을 감안할 때 지방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 ?활성화 정책이 필요한 시점으로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재정을 확대하는 정책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정부의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수혜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제5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는 이번 달 26~29일 열릴 예정이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증시는 국경절 휴장 이후 추세전환을 시도하고 있다"며 "오는 26~29일 열리는 5중전회 이후 투자심리 변화와 정책 수혜업종이 시장의 주도주가 될 수 있을 지 주목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번 5중전회에서 정책적인 성장 방향성에 일치하는 산업들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과거 경험을 살펴보면 당시 5중전회에서 언급된 5개년 경제 계획의 핵심산업들이 시장의 주도주 역할을 해왔다"며 "'제조2025'와 '인터넷 플러스'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IT, 전기차, 첨단기계, 노령화 및 사회 안전망 확충에 따른 제약·의료기기, 소득 수준 향상에 따라 무형자산 소비업종인 레저·미디어 업종 등이 주도주로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책 수혜와 관련해 일시적으로 기대감이 커질 수 있지만, 경기반전을 유도할 수준으로 기대하는 것은 과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것과 달리 5중전회는 구체적인 투자 규모나 뚜렷한 성장률을 설정하는 성격이 아니기 때문이다. 5중전회는 단기적인 목표보다 13차 5개년 계획을 기반으로 한 지속적인 성장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정책 이벤트 효과와 경기반전에 대한 과도한 기대는 경계해야 한다"며 "먼저 5중전회가 신규·단기 정책을 제시하는 자리가 아닌 지난 2013년 3중전회에서 제시한 정책의 중간점검 성격이고, 향후 5개년 계획은 중장기 정책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지연에 대한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될 지도 관건이다. 주중에는 미국 중앙은행(Fed) 고위 관계자들의 공개 발언이 연이어 나온다.
가장 먼저 재닛 옐런 Fed 의장과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발언이 예정돼 있다. 오는 27, 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고위 관계자들의 마지막 공개 발언이 될 전망이다. 이후에는 FOMC 1주일 전 공개 발언을 제한하는 '블랙 아웃' 기간이다.
강현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통화정책 결정을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옐런 의장은 앞서 연내 기준금리를 인상을 시작하겠다고 발언했지만, 미국 내 컨센서스는 올해가 아닌 내년의 확률을 60% 이상으로 더 높게 보고 있다"며 "올해 FOMC 회의를 2차례 남겨두고 있는 상황에서 정책 불확실성과 Fed의 평판 리스? 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민하 한경닷컴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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