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재편 속도내는 LG…OLED 사업 LG디스플레이로 일원화

입력 2015-10-19 18:29
LG '선택과 집중'
'화학' OLED조명 생산라인 LG디스플레이에 넘겨
소재산업 집중 육성 의지

재계는 '성장동력 발굴 중'
실적 부진한 곳 과감하게 매각…계열사 간 사업 주고받기 활발


[ 송종현 기자 ] 대기업그룹에서 사업재편이 활발하다. 잘하는 것은 더욱 잘하게 하고, 못하는 것은 없애는 방식이다. 한마디로 선택과 집중이다.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그룹 내 계열사 간 사업조정이 첫 번째다. 다른 회사와의 인수합병(M&A)을 통해 강점을 더욱 강하게 하는 방법도 사용된다. LG그룹은 첫 번째를 선호한다. 최근 계열사 간 사업조정이 활발하다. 19일에도 LG화학이 OLED 조명 패널 제조사업을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에 양도하기로 결정했다. 소재사업에만 집중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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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소재사업에 집중”

LG화학은 OLED 조명사업을 오는 12월15일 LG디스플레이에 넘기기로 결정했다고 19일 발표했다. 양도가액은 1600억원이다. LG화학은 충북 오창에 있는 OLED 조명 관련 패널 생산라인과 특허권, 해당 사업 직원 등을 LG디스플레이에 넘길 예정이다.

OLED 조명은 LED 이후를 주도할 차세대 조명으로 불리는 제품이다. 램프 표면 전체에 균등하게 빛을 내보내는 특징이 있다. LG화학은 2000년부터 OLED 조명에 쓰이는 소재를 제조하기 시작해 2008년부터 OLED 조명 패널도 생산하고 있다.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평가받는 사업이지만 매출 규모는 100억원 안팎으로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이 이 사업을 양도하게 된 데에는 소재사업에 집중하려는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 OLED 분야를 회사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도 사업을 넘겨받는 데 동의했다. LG디스플레이는 21일 이사회를 열어 LG화학의 OLED사업 인수를 최종 확정한다.

재계에 부는 사업재편 바람

최근 재계에는 잘할 수 있는 사업 위주로 그룹을 재편하는 ‘선택과 집중’ 바람이 불고 있다. LG화학의 OLED 패널 제조사업 양도 결정도 이런 맥락에서 이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재계 사업재편을 주도하고 있는 대표적 그룹은 삼성이다. 삼성은 석유화학 및 방위산업 계열사였던 삼성토탈, 삼성종합화학,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네 곳을 한화그룹에 매각하는 ‘빅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삼성전기의 비주력 사업 분사 등도 잇따라 시행했다. 재계에서는 삼성이 추가 사업재편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화학의 OLED사업 양도를 결정한 LG그룹도 올 들어 사업재편 작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LG상사는 올 들어 방계 회玲눼?범한판토스를 인수한 뒤 LG전자의 물류 자회사 하이로지스틱스의 인수도 추진 중이다.

또 그룹 내 태양광 발전사업 계열사 LG솔라에너지와 비슷한 사업을 하는 계열사 서브원을 최근 합병했다. 비슷한 업무를 합치는 작업이다.

삼성에서 석유화학 및 방산 4개사를 넘겨받은 한화는 광고대행사였던 한컴을 오리콤에 매각했다. (주)한화가 호주의 광산서비스 기업인 LDE를 인수하는 등 사업재편에 나서고 있다. 다른 회사와의 M&A를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경우다. LS그룹도 알짜 자동차 부품회사 대성전기공업의 매각을 추진하는 등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

차세대 성장동력 발굴이 최대 과제

재계의 사업재편 흐름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첫째는 그룹 내부에서 계열사 간 합병이나 사업 양·수도를 통해 특정 사업을 잘할 수 있는 계열사에 몰아주는 방식이다. LG화학이 OLED사업을 LG디스플레이에 넘긴 것이 이런 유형에 해당한다.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는 아예 다른 그룹에 넘기고, 필요한 회사는 M&A하는 식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흐름도 나타난다. 삼성과의 빅딜이 마무리된 이후에도 한컴 매각, 해외 기업 인수 등을 잇따라 진행하는 한화가 이런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주요 그룹이 하고 있는 사업재편 작업은 수익성을 극대화해 악화된 경영환경 속에서 생존하려는 고육책의 성격이 강하다”며 “결국 핵심은 사업재편 과정에서 회사를 먹여살릴 수 있는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할 수 있느냐”라고 지적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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