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사업 강화 알리바바 - 전자상거래 진출 텐센트…영토확장 경쟁

입력 2015-10-18 18:58
'중국판 유튜브' 유쿠투더우 지분 전량 인수
JD닷컴과 제휴…전자상거래 컨설팅 사업


[ 김동윤 기자 ] 중국 인터넷업계 라이벌인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하루 차이를 두고 굵직한 사업 계획을 잇따라 발표했다. 알리바바가 ‘중국판 유튜브’로 불리는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유쿠투더우의 전체 지분을 인수해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하자 텐센트는 중국 2위 전자상거래업체 JD닷컴과 손잡고 전자상거래 마케팅 컨설팅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텐센트가 알리바바의 ‘고유 영토’인 전자상거래 분야 공략을 강화하자 알리바바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외연을 넓혀 추가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알리바바, 엔터테인먼트가 새 동력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알리바바는 지난 17일 중국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유쿠투더우의 지분 82.5%를 42억달러(약 4조758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알리바바는 작년 5월 유쿠투더우의 지분 18.5%를 12억달러에 사들였다. 이번 제안은 나머지 지분을 모두 인수해 유쿠투더우를 100% 자회사로 두겠다는 것이다. 알리바바가 제시한 가격은 유쿠투더우의 최근 종가에 약 30%의 프리미엄을 얹은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쿠투더우가 2009년 이후 계속 적자인 점을 감안하면 알리바바가 제안한 가격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키우려는 알리바바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은 여전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속도는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알리바바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해 시장에 충격을 줬다.

알리바바는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세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강화해왔다. 작년 6월에는 홍콩 미디어그룹 차이나비전을 인수했고, 11월엔 중국의 미디어그룹 화이브러더스에 15억위안을 투자했다. 올해 6월에는 월정액 회원제 방식의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티볼박스를 곧 론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알리바바의 이번 유쿠투더우 인수 제안은 바이두 LETV 소후닷컴 등이 경쟁하고 있는 중국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것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분석했다. 장융 알리바바 최고경영자(CEO)는 “유쿠투더우와 알리바바가 보유하고 있는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결합하면 강력한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이라며 “온라인 비디오와 같은 디지털 콘텐츠는 향후 알리바바그룹에 전자상거래 못지않은 핵심 상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바바 고유 영토 잠식하는 텐센트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텐센트는 전자상거래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텐센트는 18일 JD닷컴과 제휴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제품 판매를 원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컨설팅사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텐센트는 모바일 메신저 ‘위챗’과 ‘큐큐’를 통해 총 14억명에 달하는 월간 활동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이들에 대한 빅데이터 정보와 JD닷컴이 보유한 고객 거래정보를 융합해 기업에 전자상거래를 통한 마케팅에 필요한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텐센트는 지난해 3월 JD닷컴의 지분 15%를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전자상거래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11월에는 알리바바에 대항하기 위해 바이두 완다그룹과 손잡고 전자상거래 전문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이 합작사는 올해 8월 온·오프라인 연계(O2O) 전자상거래 플랫폼 ‘페이판’을 선보였다. 차이나데일리는 “텐센트가 JD닷컴과의 제휴를 강화해 알리바바의 고유 영토를 잠식해들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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