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임시 망명한 전 미국 국가안보국(NS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의 발언에 반박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스노든은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바드 칼리지의 한나 아렌트 센터에서 위성을 통해 화상으로 개최한 강연에서 "(자신이 내부고발자로서 보호받을 수 있었다는) 클린턴의 주장은 틀렸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에게 필요한 변화를 위해 정치권에서 진실, 용기가 중요하지만 정치인들은 우리에게 고통을 주고 우리를 잘못된 길로 이끌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발언은 스노든이 2013년 NSA의 무차별적 통신수집 실태를 폭로할 때 내부고발자 보호법을 이용하지 않은 데 저의가 있다는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지적에 대한 반박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 13일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토론회에서 "스노든이 중요한 정보를 갖고 먼저 중국으로 갔고, 지금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보호를 받고 있어 많은 의문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노든은 내부고발자 보호 규정에 따라 자신이 취득한 정보를 공개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국민이 알아야 한다고 믿는 정보를 양심에 따라 공개하는 사람을 보호하는 이 나라에서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가디언 역시 클린턴 전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이 사실과 어긋나는 면이 많다고 보도했다.
1989년 제정된 내부고발자 보호법은 정보기관 피고용인에게는 적용되지 않고 정보기관의 내부 비위를 고발하려는 이에게 적용되는 별개의 다른 법률도 보호가 아닌 처벌을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노든은 "우리는 기득권층이 우리 권리를 옹호해주기를 기대하지만 그들은 그럴 정치적 용기가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 뉴욕주 맨해튼에 있는 연방 항소법원은 지난 5월 스노든이 폭로한 NSA의 무차별적인 전화통화 정보 수집이 불법행위라고 판결했다.
현재 미국 법무부는 스노든이 귀국하면 간첩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사법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지난 7월 스노든을 사면해야 한다는 16만7천여명의 청원을 기각하면서 같은 태도를 견지했다.
미국은 스노든의 폭로 때문에 해외 첩보망이 괴멸하는 등 정보기관 운용에 심각한 차질을 빚었다.
스노든은 NSA의 무차별 통신수집이 기본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이지만 미국 사법부가 자신의 폭로를 공익을 위한 행위로 보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과거 플리바겐(감형을 조건으로 한 혐의 시인)을 위해 접촉했을 때 미국 정부는 '고문하지는 않겠지만 그 이상을 바라지는 말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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