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SIS 연설
"위안부 문제 진전 있어야"
"북핵은 한·미·중 협력 통해, 안보는 한·중·일 동맹으로"
[ 박수진 기자 ]
미국을 공식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한·일 정상회담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측도 정상회담 개최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한·일 관계가 급물살을 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에서 한 ‘새로운 지평을 여는 진화하는 한·미 동맹’이라는 주제의 연설과 질의응답에서 “2주 후에는 3년 반 동안 중단됐던 한·중·일 정상회의를 서울에서 열 예정이고, 그때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한·중·일 3국 정상회의는 동북아 평화와 안정은 물론 한·일 관계 개선에도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한·일 양국 관계를 가로막는 장애물을 제거하고, 미래지향적 발전 방향을 깊이 논의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16일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전 관방장관의 말 ?인용해 아베 총리가 한·중·일 정상회의에 앞서 이달 31일 박 대통령과 개별 회담을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박 대통령은 의제와 관련, “그 (한·일 정상) 회담이 열린다면 그것이 미래 지향적으로 돼서 그것을 계기로 (양국이) 변화 발전해 나가야 의미 있는 회담이 되지 않겠느냐”며 “예를 들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문제 같은 것들이 어떤 진전을 보게 된다면 의미있는 정상회담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교 전문가들은 아베 총리가 정상회담을 전후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어떤 언급을 하고 해법을 내놓을지, 과거 침략과 식민지배에 대해 어떤 표현으로 입장표명을 할지가 회담 성사와 성공 여부의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안보협력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등 경제협력으로도 논의가 확산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박 대통령은 또 “더 나아가 북한 문제와 관련한 한·미·중 3자 협력도 새롭게 강화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형태의 3각 외교는 동북아지역에선 새로운 시도로 양자 관계와 다자 협력 증진에도 중요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의 한·중·일-한·미·중 3각 협력 구상은 한·일 관계 정체로 한·미·일 3각 안보협력이 훼손될 수 있다는 미국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북핵 문제 해결 등에 있어 한·미·중 3자 협력 체제를 본격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고 정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