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의 가치를 바꾸는 피데스개발, 미래도시 설계 나선다

입력 2015-10-16 07:10
Cover Story - 피데스개발

디벨로퍼 1순위 덕목은 신뢰
계약 2~3년 뒤 실물 보는 아파트, 믿음 못 주면 분양성공 못해
전직원 월요포럼·금요세미나 등 철저한 시장조사·데이터 분석

색다른 아파트로 승부
단지 내 식물공장…한옥 콘셉트…옥상 태양열발전도 한발 앞서 도입
고양 삼송·평택 용죽·오송역세권 등 알짜지역 찾아내 잇달아 분양


[ 김진수/홍선표 기자 ]
서울 삼성동 피데스개발 본사 회의실 벽에는 ‘FIDES SERVANDA’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신뢰는 지켜져야 한다’는 뜻의 라틴어다. 피데스개발이라는 회사명도 여기에서 따왔다. 2005년 설립된 피데스개발은 부침이 심한 부동산 개발시장에서 10년간 사업을 이어가며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부동산 개발 외에 개발 컨설팅, 사업 대행(PM), 역세권 개발 등으로 사업 영역도 확대하고 있다. 성장의 바탕에는 신뢰의 철학이 깔려 있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디벨로퍼(부동산 개발업체)에 가장 필요한 덕목은 신뢰”라고 강조한다. 아파트는 분양 계약하고 나서 2~3년 뒤 물건(주택)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어서 수요자와의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痼甄? 피데스개발은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공공택지 중심의 개발사업을 민간 도시개발과 역세권 개발 등으로 다양화하고 있다.

피데스개발 분석자료는 업계에서 신뢰도 ‘최고’

개발업계에서는 피데스개발을 ‘믿을 수 있는 전문가 집단’으로 평가한다. 철저한 시장조사와 데이터 분석 및 연구를 토대로 사업을 전개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감(感)’으로 하는 사업이 아니다.

학구적인 회사 분위기는 사내 월요포럼과 금요세미나에서 잘 드러난다. 매주 월요일 오전 7시30분에 모든 임직원이 참가하는 월요포럼을 연다. 정책과 이슈, 세계 동향 등의 자료를 임직원이 직접 발췌해 공유하는 시간이다. 최근 논의된 아이템은 ‘미국 도시 패러다임 변화의 13가지 트렌드’, ‘초역세권 복합개발’, ‘가계부채 종합관리방안 및 주택 인허가’ 등이다. 디벨로퍼로서 알아야 할 주거와 부동산 관련 전문 영역을 총망라하고 있다.

금요일에는 사내외 강사를 초빙해 좀 더 광범위한 주제를 다룬다. 최근에는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 트렌드’, ‘소비자 생활가치에 주목하는 가치와 문화 마케팅’, ‘건설 프로젝트와 계약법’ 등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피데스개발의 R&D(연구개발)센터에선 매일 아파트 공급 현황, 미분양 현황, 분양 실적 등 부동산시장 데이터를 분석한다. 증시나 금융업계에 비해 체계화된 자료가 부족한 부동산업계에서 피데스개발의 자료는 신뢰도 1순위로 꼽힌다. 이 회사가 경기 용인 기흥역세권 등에서 개발사업을 추진해 아파트 분양에 성공한 것도 시장을 읽는 분석 능력을 키운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수요층 분석도 철저하다. 한국갤럽을 통해 수도권 주택 소유자 1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주거 수요에 대한 면접조사를 매년 진행하고 있다. 미래주택설문조사 분석을 바탕으로 2009년부터 주거공간 트렌드도 매년 발표하고 있다. 한국 주거문화의 현주소와 한국 부동산시장의 나아갈 방향을 중견 디벨로퍼가 지속해서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아파트에 사랑채·식물공장…주택 아이디어 산실

분양 중인 ‘기흥역 파크 푸르지오’ 모델하우스에선 아파트 단지 모형 안에 작은 물고기들이 노니는 것을 볼 수 있다. 주택 수요자에게 오산천이 아파트 단지를 끼고 흐른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이 같은 모형을 제작했다.

이 아이디어는 모델하우스 개장 직전 한 직원의 제안에서 나왔다. 개관 시간이 빠듯했지만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곧바로 인근 수족관 업체에 어항을 주문한 뒤 모형에 강 모양의 긴 어항을 설치하고 물고기를 넣었다. 작은 아이디어도 사소하게 넘기지 않는 피데스개발 업무 스타일의 단면이다.

피데스개발이 짓는 아파트는 색다른 아이디어가 적용된 사례가 많다. 가변형 벽체와 옥상 태양열 발전설비는 업계에 일반화되기 이전부터 도입했다. 몇 년 전 지방 아파트에는 공용시설에 태양광과 LED(발광다이오드) 등을 활용해 식물을 재배할 수 있는 식물공장도 설치했다.

전남 해남 윤선도 고택과 담양 소쇄원 등 전통 한옥 개념을 아파트에 적용해 현관에서 곧바로 출입할 수 있는 사랑채와 툇마루 공간도 도입했다. ‘역발상의 아이디어가 모여 삶을 윤택하게 바꾼다’는 믿음을 현실에 적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오송에서 민간기업 최초 역세권 도시개발 추진

피데스개발은 최근 아파트 개발사업에서 잇따라 성공하고 있다. 관계사인 피데스피엠씨는 지난해 경기 시흥시 목감지구 A-7블록(목감 레이크 푸르지오) 땅을 406 대 1의 경쟁을 뚫고 따낸 데 이어 최근 분양에서 최고 39.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수도권 서남부 분양시장 열기를 지폈다.

올해 말에는 경기 고양시 삼송역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서울지하철 3호선 삼송역 출구와 맞붙은 역세권 상업시설용지(1만5673㎡)에 초고층 오피스텔과 상가 겸용 건물을 짓는 사업이다.

경기 평택 용죽지구 등 민간 도시개발 사업도 추진 중이다. 2006년부터 추진한 용죽지구는 용이동, 죽백동 일대 74만1113㎡에 공동주택 부대시설 기반시설 등을 조성하는 도시개발 사업이다. 지난해 분양한 ‘평택 비전 푸르지오 1차’ 사업비만 7390억원에 달하는 이 사업을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정상 궤도에 올려놨다.

지난해에는 총 면적 71만3564㎡에 달하는 충북 오송역세권지구 도시개발사업(3000여가구)에도 뛰어들었다. 민간기업이 처음 추진하는 역세권 도시개발사업이다. 오송역세권이 KTX(고속철도) 호남선과 경부선의 유일한 분기점이란 특성을 살려 미래 도시개발의 트렌드인 ‘TOD(대중교통지향형 도시개발)’를 적용, 공간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개발 목표를 구체화하고 있다. 사업 추진 1년 만에 지구 지정 신청에 들어가는 등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대부분 디벨로퍼는 ‘도시개발의 꿈’을 갖고 있다. 김승배 대표는 “수요자가 원하는 아파트뿐만 아니라 ???집결되는 미래 도시개발이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수/홍선표 기자 true@hankyung.com